2024.06.04 (화)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2023년 전체학생총회 무산됐지만 '6대 요구안' 결의

정족수 342명 중 156명 참여해 개회 무산
학우들에게 '6대 요구안' 동의 얻고 학교 측에 전달 계획

 

25일 오후 5시 30분, 성공회대학교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정학생회장 겸 제38대 총학 비대위원장 윤영우)가 나눔관 앞 광장에서 전체학생총회를 소집했다. 개회를 위해 필요한 정족수 342명 중 156명이 참석해 총회 성사는 무산되었지만, 학우들은 총학 비대위가 제시한 '6대 요구안'을 결의했다.

 

전체학생총회는 본래 오후 5시에 열기로 했으나 인원 파악 등의 문제로 오후 5시 40분이 되어 시작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학제 개편은 학생과 소통 없이 이뤄진 것이며, 전체학생총회를 통해 학제 개편을 다루고자 한다"며 총회를 소집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서연 인문융합자율학부 제7대 학생회 <한울> 부학생회장 겸 제38대 총학 부비상대책위원장은 “학교와 학생의 소통을 위해 더 많은 학우들의 의견을 접할 필요가 있어 전체학생총회를 개회했다”며 취지를 알렸다.

 

총학 비대위는 총회 안건으로 '6대 요구안'을 내놓았다. 각 요구안은 △개편 전후 학교 측의 소통 부재에 따른 '소통 요구안' △개편에 따라 학부 소속 학우들이 받을 영향을 줄이기 위한 '학부 요구안', △실습실 및 기숙사 부족에 따른 '시설 요구안' △외국 국적 학생의 차별 문제 시정과 국제학부 학생의 학생사회 참여를 요구하는 '국제학부 요구안' △교직원 등 인력 확충 및 신설학부 운영 방안을 강구하는 '운영 요구안' △신규 학부제 도입 이후 교육부 평가 탈락 시 대안을 요구하는 '기타 요구안'이다.

 

여섯 명의 학생대표자들이 각 요구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나섰다. 총학 비대위는 3월 중 진행한 간담회, 4월에 각 처장들이 참석한 공청회와 더불어 여러 자리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6대 요구안은 이를 한데 모아 학교 측에 학생들의 의사를 전달하려는 방안이다.

 

"4년 전인 2019년에 학교에서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알고 계신가요? 오늘과 같은 전체학생총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다섯 개의 요구안들 중 하나, 학교에게 소통에 대한 요구안을 발표했습니다. 의제는 학내 거버넌스 확충이었습니다. 거버넌스란 공적인 경영을 말합니다. 즉 학내 문제에 대해 학교와 학생 모두가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구조를 만들자라는 것입니다. 2019년 이전에도 계속 소통에 관한 문제는 지속되어 왔고, 이제는 끝내야 하는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해결해야 합니다."

 

"학생들과 소통하고 진정으로 학교에 필요한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학교는 변화를 피할 수 없으며, 매번 새롭게 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평가를 위한 변화는 이제는 그만해야 합니다.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주시길 요구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성공회대가 학생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이 되어 지키자.' 우리 함께 소통하여 우리를 지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 발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학우 여러분, 학교가 처음 공개한 학제 개편 1안을 기억하십니까? 인문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를 하나로 통합해 융합콘텐츠학부를 신설한다는 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간담회에 이어 전체 학생 공청회에서 학교는 학생들의 여론을 확인했다며 두 학부의 병합을 취소한 2안을 제시했습니다. 그 내용은 인문학융합자율학부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두 학부를 통합하지 않은 채 인문융합자율학부를 인문융합콘텐츠학부라는 명칭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입니다. 인문융합콘텐츠학부라는 명칭이 앞으로 변화할 학교 운영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학교는 처음 학제 개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인문학부의 입학률 저하, 재적 인원 감소, 저조한 전공 선택 비율 등을 문제로 제시했습니다. 전공과 학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전공명과 학과명을 변경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 껍데기만 바꾸려는 시도 대신에 앞으로 어떤 수업을 제공할 것이고 어떤 경로로 교육할 것인지 학생과 소통하며 공유하십시오. 내실 있는 변화를 요구합니다. 진짜 필요한 변화가 어떤 것인지 학생의 목소리를 듣고 방향성과 구체적 방안을 구상하고 설명해 주십시오."

 

"현재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수업, 실습 또한 문제 제기 대상입니다. 수업을 듣고자 하는 학생은 많으나,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효율적인 수업 운영을 위해 인원이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은 합의된 사항입니다. 다만 언제까지나 교원 충원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수강하고자 하는 분야의 수업이 사라지는 것을 그냥 수용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교원 인력 보충과 수업 시수 보장, 다양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논의 및 연구를 요구합니다."

 

"이어서 생활권 보장의 요구입니다. 국제학부생들의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고 학생의 주거권을 보장하십시오. '어디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대한민국 청년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 하나 누울 수 없는 방 하나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습니다. 국제학부의 등장과 이에 대한 기숙사 운영 방침은 이 고민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학생 전체 간담회에서 부총장님께서는 기숙사를 양보하면서 나눠 사용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주거의 문제가 적당히 양보해서 되는 문제입니까? 절대 아닙니다. 부총장님께서는 학생들의 주거 문제, 기숙사 문제가 생존과 생활의 문제라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최근 행복기숙사에서 단기 어학 연수자 150인을 받기 위해서 기존 사생의 연장 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공지했던 걸 기억나십니까? 그 공지를 하셨다가 문의와 연장 신청이 쇄도하자 공지를 철회한 사례가 있었죠. 두 달 남짓한 방학 기간의 기숙사 문제로도 큰 혼란을 빚었는데, 국제학부의 신설과 동시에 꾸준히 제기된 기숙사 방 부족에 대한 명확한 방안은 아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먼저 살고 있었다는 이유로 국제학부 학생의 입사를 거부할 수도 없는 것이고, 국제학부 신입생을 들여야 한다는 이유로 기존 사생이 무작정 퇴거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누군가가 학교를 제대로 다니기 위해 주거지를 절실하게 찾고 있다는 사실을 학교 당국은 제대로 인지하고, 기숙사의 공급과 수요 간 균형을 달성할 방법을 정비하여 공지하십시오. 학생 한 명 한 명의 생명권을 보장하십시오. 양질이 보장된 학교 시설은 가장 기본적인 학생 권리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공부할 수 있는지, 어디에서 어떻게, 언제까지 안전하게 존재할 수 있는지, 학교에서 나는 이방인이 아닐 수 있는지 수많은 질문과 고민은 학교 시설로부터 시작합니다. 학생을 존중하는 학교라면, 학생을 환영하는 학교라면 시설 운영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십시오."

 

"국제학부 학생회를 자리 잡게 돕는 것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포함한 우리 학생 사회 전반의 역할이지만, 현재 학생 사회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앞서 학생 대표자 공청회에서 국제학부 학생의 지원 방안에 대해서 물었으나 학생복지처는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며 여전히 그 대안을 마련하거나 논의하는 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장 예상되는 문제로는 국적 등으로 인한 차별 문제, 학생 사회 참여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가 속한 인권위원회는 우리 학교의 교환 학생이 겪을 수 있는 인권 문제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어려움이 많습니다. 학교 차원에서도 외국 국적을 가진 교원 학생들이 겪는 차별을 조사하면서 이를 통해 국제학부 신설 시 예상되는 교환 학생의 차별 문제를 예방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학생복지처의 주도로 국제학부 학생회의 지원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국제학부 학생회를 신설하는 것이 돈 때문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돈을 벌려면 당연히 투자가 필요합니다. 국제학부 학생들의 인간다운 삶과 교육권을 보장하려면,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비용도 들이지 못한다면, 유학생의 삶부터 국제학교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계획까지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이상입니다."

 

"학교는 학제 개편의 내용과 운영 방식을 정확하게 설명한 적이 없습니다. IT융합자율학부와 미래학부에서 트랙 제도를 운영한다고 하는데, 어떠한 트랙으로 어떻게 커리큘럼을 진행할지 등 세부 운영 계획에 있어 정해진 것이 전무하다고 합니다. 또한 경영학부는 국제학교의 운영을 맡는다고 합니다. 몇 년 안에 퇴직하시는 교수님이 있는 경영학부에서 국제학교의 수업 운영까지 맡게 됐을 때에 전체적인 수업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 사회는 이러한 학교의 무책임에 대해서 학생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규탄하는 것입니다. 또한 저희는 학제 개편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정 위기라는 상황 속에서 학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부적인 운영 계획 하나 없는 학제 개편이 진정으로 학우들을 위한 것이 맞습니까? 학교는 하루라도 빨리 세부 계획을 완성하여 학우들에게 학제 개편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학생들에게 온전한 학제 개편에 대해 설명하십시오. 학교는 더 이상 학우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학우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진정한 인권과 평화의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합니다."

 

"현재 학교 본부는 2024년에 있을 교육부의 인증 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학재 개편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학부제 2.0'이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 더불어숲 교육혁신원 교육개혁 소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한 학제 개편안은 4월 7일 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를 진행했고, 국제학교 입학생 면접을 다녀온 5월 이 시점까지 6개월여가 지났음에도 신설 개편 학부에 대한 명백한 안이 없습니다. 운영 방식에 대해서 공청회 등에서 학우들에게 의견을 받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나온 안을 반영하거나 관련 회의를 여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을뿐더러 논의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학교 본부와 학생 대표자들이 만남을 가졌던 시점부터 지난 5월 19일 열렸던 학사제도 개선 협의회까지, 중앙운영위원회에서는 학교에 문서로 정리한 학제 개편안을 요구하고 있으나 단 한 번도 문서 등 개편안을 전달받은 바 없습니다. 이는 분명한 학생 사회에 대한 무시라고 생각하며 학교 본부의 도외시하는 태도에 유감을 표합니다.

 

심지어 3월 27일에 진행한 공청회에서는 다가오는 9월 가을학기 입학 예정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출장을 다녀왔다고 전하면서도, 출장을 간 인원과 잔여 인원들끼리의 소통이 매우 부족하고, 여전히 내부 부서 사이의 의견 조율 또한 원활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학교 본부는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음에도 신규 학부제를 통해 내년 교육부 진단평가를 합격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허울 뿐인 안심을 시키고 있습니다."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총회는 무산되었지만,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97명의 학우들이 비표를 들어 6대 요구안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총학 비대위는 오늘 총회의 성과를 문서화해 학교 당국에 전달하는 등 학제 개편에 대한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편 학교 측은 지난달 7일 대학교육협의회에 학제 개편안을 보고한 뒤, 이번 달 12일에 총장 명의의 서한 '학부제 개편에 즈음하여'를 LMS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학교 당국은 다음 학기부터 시행할 개편안을 학우들에게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신문방송학과나 디지털콘텐츠학과의 교원이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의 신설 전공 교수직을 겸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취재, 촬영: 강성진 기자, 권동원 기자, 고은수 기자, 유지은 기자, 임현장 기자, 장채영 기자, 정인욱 기자, 정하엽 기자, 황바우 기자

글: 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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