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5 (월)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칼럼] 학부제 5년, 이제 학교가 증명할 차례

학생들은 증명했다, 이제 학교의 차례다

 

나는 18학번이다. 학부제 시행 후 첫 학번이다. 그때는 코로나19도 없었으니, 개강을 앞두고 새내기 새로배움터도 다녀왔다. 거기서 만난 선배들은 모두 학과 소속이었고 나와 동기들은 모두 학부 소속이었다. 궁금한 마음에 물었다. 왜 우리부터는 학부 소속이냐고.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학교가 돈이 없어 학부제라는 걸 한대."

 

학부제의 기원을 아시나요?

돈 없으니 학부제를 한다는데, 그 둘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내가 입학하기 한 해 전에 나왔다. 2017년 3월, 성공회대학교는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학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학과들을 분류해 4개 학부로 묶고, 학생을 학부 단위로 선발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게 지금의 4개 학부제다. 교육부는 일정 시점마다 대학을 평가하며, 학과 통폐합을 부추긴다.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평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부제도 학과 통폐합과 공유하는 배경이 있다. 무려 199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는 교육부가 나서 학부제를 도입하라고 했다. 교육부는 1998년 3월에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만들어 이듬해부터 대학이 학부제를 운영하도록 했다. 학문을 통합적으로 배울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이유였다. 실제 이유는 외환위기 시절부터 교육에 시장 논리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학은 다른 대학과 경쟁하는 동시에 산업계의 수요에 맞는 인재도 길러내야 했다. 학과 통폐합이 일어나는 첫 시기였다. 요즘 하는 말과 비슷하게 취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래에는 모든 게 융합하니 단일 학과제는 더 이상 의미가 없고, 학부제가 적당하다는 주장이었다.

 

1998년에 학부제를 도입할 때와 2017년에 성공회대가 학부제를 시행하겠다 알렸을 때, 그리고 지난달부터 이어진 학제 개편 논의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학이 학생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채 학제를 개편하려 한다. 학교는 학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학부를 만들었다. 1998년의 학부제는 당시 대학생들이 우려한 바를 모두 따라갔다. 학생들이 학부 안에서 인기 전공으로 가기 위해 경쟁을 벌여야 했다.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은 학과로 사람이 몰렸고, 비인기 전공과 기초 학문이 무너졌다. 1998년에 설훈 당시 도봉구 을 국회의원이 발행한 연구보고서 '학부제 현황, 문제점과 개선방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학과 통폐합은 인접 또는 유사 학문 영역을 하나로 통합해 신입생을 선발한 뒤 다양한 전공기초 강의를 실시해 진로의 폭을 넓힌다는 학부제의 기본 취지를 살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최소하의 효과도 불러올 수 없다. 대학 학과 통폐합이 진정한 의미를 지니려면 장기적인 대학 특성화 방안을 수립하고 이에 걸맞는 학과 조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2008년에 들어서야 학부제를 폐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학이 여러 학과나 학부 등 광역 단위로 신입생을 모을 필요가 없어졌다. 취지를 살릴 수 없었고, 교육이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지 경쟁 붙이는 일이 아니라는 데 입장이 모아졌다. 그런데 10년이 지나 입학한 나는 왜 학부에 몸을 담고 있는가. 그리고 왜 학부제 시행연도에 태어난 내가 스물다섯이 된 올해, 성공회대는 학생들과 얘기하지 않은 채 학제를 바꾸고 비인기 전공과 인기 전공을 나누고 있는가.

 

이게 다 돈 때문이다

학교에 다니며 가장 많이 듣는 얘기는 얄궂게도 "학교에 돈이 없다"라는 말이다. 내가 성공회대를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 칭한다면 캠퍼스가 다른 대학에 비해 작지만, 오손도손 학생과 교수가 모여 지혜를 쌓는 학풍을 표현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부의 대학 평가 기준으로 이 말을 바라보면, 자본 규모와 법인 수익 모델이 작은데 사람의 힘이 좀 센 대학이라는 말로 전락해버린다. 지난해에 발행한 기사에 썼지만, 정부가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금액이 아주 적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 인재를 길러낼 대에 돈을 밀어준다고 말하지만 그건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아니니라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는 것뿐이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좋겠는데, 돈을 벌기 위한 자산이 필요하다. 모든 대학이 그 돈을 가졌을 리가 없다. 대학의 설립 요건에는 학교 법인이 어떻게 대학 운영에 필요한 돈을 충당할지 따지는 조건이 있다. 이는 대학은 운영에 필요한 만큼 돈을 벌면 된다는 조건이지, 다른 대학에 비해 돈을 못 번다고 능력이 저조하다 분류해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대학 구조개혁 평가는 돈 많은 수도권 사립대에 유리한 평가는 비판을 마주했다. 교육부는 이를 '대학 기본역량 진단'으로 개편하며 완화하려 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이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탈락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여러 대학 중 기사 제목에 이름을 올린 곳이 성공회대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 탈락한 대학 중 인지도가 높은 수도권에 있는 대학이기 때문이었을 거다. 작지만 강한 대학이 기사 제목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탈락했으니 우리 대학은 재정 지원을 해줄 필요도 없을 만큼 재정이 빈약하다는 없다는 증거일까? 그렇지 않다. 결국 수도권 대학 중 어떤 대학은 탈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교육부는 2018년 권역별 상대평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재정 지원을 해줄 대학의 비율을 정해 놓았다. 2021년 평가에서 우리 대학은 평가 때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타 수도권 대학들과 나열했을 때 점수가 낮다며 지원을 끊었다. 정말 우리 대학이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재정지원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했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평가 1년 전에는 교육부가 사학혁신지원사업 대상 학교라며 돈을 쥐여줬다. 교육부는 성공회대학교가 혁신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가진 대학이라 판단하고 컨설팅까지 시켜줬다. 권역별 상대평가에 따른 판단이라는 점 외에는 지원을 안 해줄 명분이 없다. 굳이 따지자면 다른 대학에 비해 돈을 덜 갖고 있는 게 문제였다. 여기서 다른 대학이라 하면 평가를 앞두고 억 단위 돈을 주며 컨설팅을 맡기는 대학이나, 사업을 잘 굴리는 대학을 의미한다.

 

대학의 본질은 얼마를 벌어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가르치는가에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며 잘 배우고 있다면 그 이유만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교육을 잘 받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될 수 있지만, 큰돈을 만지기 위해 하는 건 교육이 아닌 사업이다. 그런데 왜 교육부는 성공회대가 돈벌이를 잘 해볼 생각을 못 했다며 재정 지원을 끊는가. 우리도 성공회두유 같은 걸 만들어 장사한다 하고 잘 되면 나도 가끔 덕을 볼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돈을 잘 벌면 그건 사업체로서 칭찬받을 일이지 대학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아니다.

 

대학 평가라는 핑계

한편 대학 평가 결과는 학교가 내미는 핑계로 전락한다. 학우들은 지난달 13일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온라인으로 발표한 입장문을 보고 학제 개편 소식을 처음 접했다. 학교는 몇 년째 재정 상황이 안 좋으니,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학제를 개편할 거라 한다. 학생들의 입장은 듣지도 않았다. 몇 년째 달라진 게 없다. 내가 새내기 새로배움터에서 만난 선배들이 마주한 학제 개편은 2016년도 11월에 학교가 '무계열 무학과'를 표방하며 발표한 구조개혁이었다. 이듬해 3월 17일에 학교는 설명회를 열었고, 5일 만에 입장을 바꿔 현재의 4개 융합자율학부 체제를 통과시켰다. 내가 2학년이 되어 전공신청설명회에 가니 당시 교무처장이 글로컬IT전공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겠다고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여름에 지면을 만들 즈음 현 편집장은 혁신융합전공이 '증발'해버린 사태를 다뤘다. 올해 학교가 통보한 내용은 규모가 꽤 크다. 학부도 합치고 유학생을 데려오겠다고 한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처럼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조차도 3월이 중순이 되어서야 공식 입장을 내놓을 수 있었다. 학교 측은 3월 7일에 이미 개편안을 교수와 교직원들에게 발표한 시점이었다.

 

간담회를 비롯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접한 학제 개편의 명분은 대학 평가 대비와 재정난 극복이었다. 나는 웃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데, 우리는 욕심조차 찾지 못했다. 학교가 경영난에 빠졌다. 정부는 고등교육에 아주 적은 돈을 투자한다. 교육부는 대학 평가를 개편하겠다 말했지만, 막상 경영난에 빠진 대학이 문을 닫겠다고 하면 헐레벌떡 뛰쳐나와 도와주겠다고 한다. 내가 새내기였을 때부터 몇 번을 본 그림이다. 그 과정 내내 원인과 결과가 바뀐 적은 없다. 경영이 어려우면 경영을 통해 해결하거나, 차라리 정부에 '개겼어야' 했다. 경영이 어려운 것과 학생들의 학제는 큰 상관이 없다는 걸 보여준 게 2021년의 대학 재정지원 '미선정'이었다. 평가를 위해 학제를 개편해도 재정 지원 여부를 가르는 건 다른 요인에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 등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 산학협력 등의 명목으로 영리사업을 하는 대학들도 있다. 사립학교법 제6조 제1항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학교법인은 그가 설치한 사립학교의 교육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그 수익을 사립학교의 경영에 충당하기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

 

우리 학교 법인도 돈을 벌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학생들의 교육권에 손을 대지 않는 범위라면 얼마든지 사업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 없이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한 결론이 학제 개편이라면, 학생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학교가 재정난에서 탈출하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똑같다. 간담회는 학제 개편을 처음 논한 지난해 11월 이전부터 학교가 열어야 했다. 학생들과 모여 재정난 해결을 위해 서로 무얼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야 했다. 그건 학생들이 학제 개편의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이전에 학교의 동등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학교와 학생이 등록금으로 맺어진 계약 관계라 여길 거라면, 등록금까지 내며 계약해준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지 말았어야 했다. 학생이 등록금을 내 재정에 기여하는 존재라면, 학생들에게 잘 보여서 등록금 낼 마음이라도 갖게 해주는 게 맞다.

 

그래서 현재의 교육권 침해 사례는 성공회대가 연세우유 크림빵 같은 히트 상품을 만들어 해결할 수 있는 일일까? 절대 그럴 수 없다. 학제가 바뀔 때마다 학생들의 교육권은 흔들린다.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면 학생들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학부제 이후 공부하기 편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학부제 도입 이후 학과제 시절 입학한 학생들이 들어야 할 강의가 사라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대학 평가가 재정 상황을 평가하는 이유의 본질은 여기에 있다. 재정은 학생들의 학업 여건을 보장할 근거 중 하나다. 다만 교육부가 그 지표를 이상하게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학교가 재정적으로 어려워 학습권을 침해당한다면 학생들은 항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논의 주체인 학생을 배제했다면, 어떠한 방안이든 개편 논의는 그 자체로 효력을 가질 수 없다. 학교는 학생이 아닌 자본을 붙잡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 몸을 담는 이유 중 하나는 학업이다. 학생이 학교라는 사회에서 주체성을 갖지 못한다면, 누구든 그 상황에서 마련한 논의가 정당하다 할 수 없다.

 

국제학부라는 믿음

3월 27일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한 학제 개편 간담회의 주요 의제 중 하나는 국제학부 신설이었다. 돈이 많은 대학은 유학생에게 제시할 메리트가 많아 국제학부를 만들고 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데, 우리 대학은 반대다. 돈이 없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유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준비는 미흡하다. 국제학부는 정원이 없는 학부라 하지만, 이들의 행정 업무와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한 커리큘럼이나 채용은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미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유학생을 모집한다고 하지만, 이들에게 모집하는 순간에도 학습 환경을 다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기숙사는 이미 포화 상태다. 교환 학생들이 학교 사업에서 겉도는 현재, 어떻게 유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지 방안을 묻는 이도 있었다.

 

김경문 총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외연 확장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취임식에서는 해외 캠퍼스 설립 의사를 밝혔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유학생을 유치하겠다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하겠다는 의지가 국제학부 신설이라는 방안으로 등장했다. 성공회대 학생들이 실효성을 의심하는 이유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있지만, 이미 학교에 다니는 자신들의 교육권도 보장받을 수 없는 현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국제학부가 정말 잘 되어 학교가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나 국제학부의 성공을 판가름하기 이전에 이미 내가 학교에 다니며 본 모든 상황이 말한다. 재학생의 교육권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돈을 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투자가 부족한 와중에 학교가 바라보는 유학생은 교육받는 이들인가, 수요층인가? 재정난 극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은 단순한 의구심이 아니라 오랜 기간 이어진 학교의 불통 때문에 생긴 결과다. 유학생들의 등록금도 더해지면 학교 경영이 안정될까? 그렇다면 학교는 유학생들이 가진 학생이라는 주체성을 보는 것인가, 이들이 가진 자본을 보는 것인가? 사립학교법 제6조 제1항의 사업과 유학생의 교육권은 분리해서 보아야 할 문제다.

 

학교가 증명하라

학생들은 이 상황을 견디고 있다. 청년들이 자기 하나 건사하기 어렵다는 시대에 학교를 다닌다. 학교에 와 돈을 쓰면 썼지, 돈을 버는 입장도 아니다. 장학금을 줬다고 말할 거라면, 장학금 받고 공부하라는 뜻으로 준 것인가 환불을 해준 것인가 생각하길 바란다. 그리고 학생들은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이 학교에서 무얼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한다. 의사를 표명하고, 학생이라는 주체로서의 삶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졸업해서는 성공회대의 졸업생으로 살아간다. 학생들은 증명했다. 경영난 속에서도, 학교가 재정지원에서 제외당했을 때도, 어느새 모든 일의 핑곗거리가 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학생들은 학업을 이어갔다. 재학하는 것만으로 이미 대학의 가치를, 본질을 증명했다.

 

이제 대학이 증명해야 할 차례다. 기습적인 학제 개편과 자본 유치 방안은 의미가 없다. 학생은 학교의 구성원이고, 학교의 논의에서 학생이라는 구성원이 빠진다면 논의는 독백이 된다. 논의는 용서받을 수 있지만, 독백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학생들은 여러 자리를 통해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제시한다. 학교는 누구보다 학교를 걱정하고, 나아가 교육이라는 가치를 고민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을 흔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학교가 흔들리지 않아야 할 시점이다. 경영난에 흔들린다는 핑계가 아닌, 함께 나아가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다. 상황이 좋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게 아니라, 경영난을 극복할 역량이 있음을 증명하는 게 대학이 사는 길이다. 학습권 침해는 중대한 경영상 문제다. 대학은 교육 기관이고, 경영은 교육을 위해 필요한 모든 요건이다. 학생은 학교의 그 누구와도 동등한 구성원이다. 구성원을 배제하는 경영은 사전에 나오는 단어의 의미인 '사업이나 기업 등을 계획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함'에 부합하지 않는다. 구성원을 제외하는 계획적인 운영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니 우리 학교가 실제로 마주한 경영난이란 학교가 돈이 없는 상황을 지칭하는 게 아닌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는 모든 여건을 의미한다. 대학 경영은 교육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전제로 경영난 극복을 위한 성공회대의 노력을 응원한다. 대학은 학생들의 은혜를 잊어도, 학생들은 대학의 독단을 잊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설훈, "학부제 현황, 문제점과 개선방안", PP47-54, 1998

 

글: 강성진 기자 (helden0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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