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7 (수)

대학알리

건국대학교

[칼리움;k-alli-um]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는가

‘소비’란 사전적으로 ‘돈이나 물자, 시간, 노력 따위를 들이거나 써서 없앰.’을 뜻한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비하는가. 필요에 따라 소비하는 시대는 지났다. 욕구를 위한 소비부터 시작해 소비행위 자체를 소비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소비의 대상은 무한하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재화, 제품은 물론이고 만질 수 없는 서비스와 감정 또한 소비할 수 있다. 다만, 유형의 소비는 1대1 대응처럼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무형의 소비는 그렇지 않다. 정당한 대가를 책정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노력, 감정은 ‘분유적’이기에 없어지지 않는다. ‘분유적’이라는 것은 사용하거나 공유한다고 해서 자신에게 사라지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사전적 의미를 고려한다면 감정소비, 노력소비는 어색함이 곁든 합성어가 된다. 자신이 노력한다고 해서 그 노력이 소모되는 것은 아니고, 사랑 표현을 한다고 나에게 사랑이 남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점은 소비는 유행을 탄다는 것이다. 소비 대상이 유형적일수록, 값비쌀수록 주변에 동일 제품 사용자를 발견하기 쉽다. 일정한 상한선을 넘기는 고가의 소비품은 예외겠지만, 통상 대학생들이 많이 소비한다고 할 수 있는 휴대전화, 노트북, 테블릿 PC는 동질성이 큰 편이고, 자신이 속한 집단, 세대를 나타내주는 엠블럼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소비의 기능은 다양하다. 우리 사회는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라는 진화론적 관점을 기본적으로 취한다. 명백히 '우리는 진화론이야!'라고 말한다기보다 당장 국가의 멸망을 중대사안으로 다루지는 않는다는 부류이다. 이러한 흐름에서 소비는 더 세분화될 것이고,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무언가를 소비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의 방향성이 아닐까

 

유형의 소비이든 무형의 소비이든 축이 돼야 할 것은 목적이어야 한다. '왜?'라는 이유를 가지고 나의 소비에 방향성을 내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소비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며 한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그 까닭이다. 당장 배달앱을 켰을 때, 피자를 많이 시켜 먹었다면 나는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배달앱이 아예 없다면 다이어터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무언가를 소비할 때, 나의 '정체성'을 표출한다는 의식보다는 욕구에 따른 소비가 만연하다. 하지만 욕구가 충족되었을 시점에 다다를 때, 진화하는 인간은 보다 희소하고 고귀한 것을 찾으려 할 테고 그것이 독보적인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소비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신인 하위문화 향유자들이 등장할 수도 있다. 일상을 살다 보면 가끔 감정에 먹히는 날이 있다. 마찬가지로 소비라는 행위 자체에 먹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만 하면 된다. 과연 당신은 우리 세상 속에서 어떤 '소비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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