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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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공조 시리즈부터 6/45까지... 국내 영화계에 깃든 북한 바람

 

(출처: 네이버 포토 스틸컷)
 

 지난 여름, 잠잠했던 한국 코미디를 모처럼 뒤집어놓은 영화가 등장했다. 바로 영화 <육사오(6/45)>(이하 육사오)다. 영화는 1등에 당첨된 로또가 바람을 타고 군사 분계선을 넘으며 시작한다. 이어 남과 북의 군인들이 당첨금을 어떻게 나눌 지 협상하는데, 남과 북의 갈등이 극적으로 치닿다가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인해 한마음 한뜻이 되기도 한다. 육사오는 개봉 1일차부터 <헌트>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며 빠른 흥행을 보여줬다. 이어 관객들 사이에서 점차 긍정적인 입소문이 나고, 추석특수를 누려 결국 손익분기점 165만 명을 넘어 총 관객 수 197만을 기록하며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영화의 흥행 비결이 정통 코미디와 입소문이라는 것을 무시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에 주목해볼 수도 있다.  

 

(출처: 네이버 포토 스틸컷)

 

 북한. 또 북한이다. 이전에 영화 <공조> 시리즈가 있었다. 영화 <공조>는 2017년 개봉하여 국내에서 총 관객수 781만에 달하는 대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어 2022년에는 2편인 <공조2: 인터내셔날>이 육사오와 비슷한 시기 개봉했다. 워낙 1편이 흥행했던지라 2편도 박스오피스 697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조> 역시 북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범죄조직을 잡기 위해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이 남한에 파견되어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과 공동 수사를 벌이며 겪는 좌충우돌을 담은 액션 범죄 코미디 영화다. 

 

 육사오와 공조, 2022년 우리나라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던 이 영화들은 모두 ‘북한’을 소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헌트(2022), 인천상륙작전(2016),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등 역시 관객수 500만 명 이상을 동원하며 우리나라에서 큰 히트를 친 북한 소재 영화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2020) 역시 전국을 강타하며 북한 바람이 방송국의 문마저 두드렸다. 이처럼 북한이 담긴 소재가 우리나라에서 흥행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북한은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의 이미지가 있다. 

 

 미지의 세계는 미디어에서좋은 이미지로 포장되기 십상이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구체적인 실상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고, 심지어 국민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호기심을 끌 수 있을만한 소재가 된다. 영화 육사오와 공조를 모두 관람한 관객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출처: 최서연 기자)

 

20대 여성 A씨는 “북한이라는 나라 자체가 아무래도 우리가 절대 닿을 수 없는 곳이다 보니까, 호기심이 항상 있어요.”라며 운을 뗐다. A씨는 “추석에 가족, 친구들과 영화를 많이 보러 갔는데 생각해보니 육사오랑 공조 둘 다 북한이 배경이 되는 영화더라고요. 뉴스에서는 북한이 맨날 미사일을 쏘고, 핵 개발을 하는 등 부정적으로만 언급되는데 영화 속 북한은 어딘가 우스운 이미지도 포함되어 등장하니까 재밌죠. 그리고 우리랑 한 민족이잖아요. 그런데 분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말투도, 기념일도, 음식도, 생활 습관도 전부 다르다보니 더 궁금하고 항상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어요. 북한 영화라고 불쾌하거나 기피하지 않고 오히려 관심을 가지고 볼 때가 많아요.” 라며 북한 소재 영화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북한 소재 영화의 경향은 북한을 단순히 미지의 세계라는 이미지를 넘어 북한 출신 캐릭터에 하나의 개연성과 소재를 부여한다. 영화 <공조>에서 현빈(림철령 역)은 절대 악인으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그가 남한 형사를 믿지 못하고, 배신하는 것에 그럴 수밖에 없는 서사를 부여하며 양면적으로 그려낸다. 영화 속 캐릭터가 ‘양면성’을 띠는 것은 관객들이 해당캐릭터에 몰입하여 그의 서사와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좋지 않은 결과들까지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준다. 북한 출신 캐릭터에게 양면성을 부여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미디어가 더 이상 북한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북한 소재 영화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히 존재한다. 북한이 우리나라 영화 산업에서 그려지는 행태를 보면, 친근하고 익숙한 이미지로 표현되는 것에서 이미 북한에 대한 미화가 어느 정도 가미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북한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그다지 긍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최근 북한의 빈번한 도발로 인해 다시 한반도에 긴장감이 맴도면서 북한에 대한 일말의 긍정적인 인식들도 기화되는 듯 보인다. 실제 북한 이미지에 대한 변화 추이는 점점 부정적으로 변하는 경향을 보인다. 통일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이 지원 대상이라는 통계는 2014년 45.8%에서 2021년 37.6%로 하락했으며 북한이 경계 대상이라는 통계는 59.1%에서 69.8%으로 증가했다. 아무리 북한 관련 소재의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실제로 많은 관객 수를 동원했다고 해도 북한 자체에 대한 이미지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북한 소재 영화의 흥행에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포장과 더불어 화려한 배우라인, 시놉시스, 입소문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되었기 때문아닐까. 관객들은 영화 속 북한과 현실의 북한에 분명히 선을 그어 놓는다. 영화와 현실의 괴리가 가져다 준 결과다. 

 

 

최서연 기자 (chltjdus@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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