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7만 원. 여태 등록금으로 고지받은 돈이다. 비교적 등록금이 싼 인문계열이긴 했지만, 학교는 매 학기 300만 원 초반의 돈을 내라고 명세서를 내밀었다. 그동안 학업에 소홀했다 보니 계절학기와 초과학기 등록금도 더해졌다. 게다가 아직도 낼 게 남아있다. 학자금 대출도 받았는데, 취업문은 좁고 졸업하려니 앞길이 막막하다. 매년 초 등록금을 심의한다고 학생대표와 학교가 만나지만, 등록금이 낮아질 것이라 기대되진 않는다. 학생대표는 이제 막 뽑혀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상태고, 학생 신분으로 학교 재정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다. 거기다 등록금 심의에 참여하는 학생위원의 비율이 낮아서, 학생대표 모두가 반대해도 학교 입장대로 등록금을 책정할 수 있다. 때문에 한 달 넘게 학교 측과 이야기를 해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학교는 돈을 벌지 못하고, 재단도 학교에 줄 돈이 없단다. 결국, 만만한 게 등록금이다. 학교는 매번 재정이 빠듯하다며 등록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상하게도 적립금은 점점 늘어간다. 매년 쌓여가던 적립금은 작년 말 기준 928억원에 육박한다. 작년엔 148억원이나 쌓았다. 돈이 없으면 좀 꺼내서 쓸 법도 한데, 어떻게든 허리끈을 졸라
이유 없이 불어난 적립금 120억원 지난해 우리학교가 적립금 명목으로 쌓은 돈은 약 148억원이다. 지난해 우리학교의 등록금 수입 총액은 천억원 정도. 즉 우리가 낸 등록금의 10분의 1이 넘는 돈을 쓰지도 않고 쌓아뒀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돈을 쌓아둘 계획이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초에 작성된 예산에서는 적립금 예정액이 28억원이었다. 120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불어난 만큼 장학금으로 썼으면 1,540명이 학교를 공짜로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학교의 지난해 전체 예산규모는 1,700억원에 육박한다. 매년 천억원이 넘는 돈을 운영하다보면 다소간 오차가 발생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120억원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어선다. 매년 예산이 빡빡하다고 하면서 이렇게 큰돈을 추가로 적립금을 쌓는 건 대체 무슨 심보인가. <세종알리>에서는 적립금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학교에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했다. 그러나 학교는 아무런 자료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총장, 부총장, 기획처장에 이어 담당부서에도 취재를 요청했으나 모두 취재를 거절했다. 찜찜한 마음이 커진다. 목
성공회대학교 막장드라마:어쩌다 프라임사업을 하지 않으면 망할 지경까지 왔나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내가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지켜본 학교의 이야기다. 또한 지난 5년, 혹은 그보다 조금 거슬러 올라간 시점부터 지금까지 성공회대가 겪어온 위기의 역사이다.※이 기사에는 기자의 개인적인 소회와 견해가 포함되어 있음을 밝힙니다.비민주와 무책임내가 2학년이 되던 해 여름, 양권석 전 총장(신학과 교수)의 임기가 끝났다. 재단 이사회에서 구성한 '총장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는 새 총장 선출을 위해 분명히 교수회에서 후보를 추천받기로 했다. 교수회는 무기명 투표로 이재정 전 총장(현 경기도 교육감)을 단일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총추위는 교수회가 추천한 후보를 일방적으로 배제했다. 이유는 "선배 사제인 이재정 신부를 후배 사제와 경쟁시키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다"고. 개가 웃을 이유였다. 9월, 이정구 현 총장이 취임했다. 당시 교수회 의장 정해구 교수(사회과학부)는 항의의 뜻으로 의장직을 사퇴했다. 2012년 9월 28일 이정구 총장의 취임식 당시 침묵시위를 진행한 학생들이 이사회의 비민주적인 총장 선출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