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트래블] 여행: 행복할 결심
1M 남짓한 책상은 한 인간의 세계다. 책상은 전자기기, 여러 책, 자질구레한 도구 따위로 빠듯이 채워져 있는데 각 물건의 쓰임이 잇대어져 사람의 필요를 적확하게 만족시킨다. 그 덕에 업무, 취미, 식사, 취침(쪽잠), 대화(SNS)를 아우르는 인생사가 책상 위에서 흐른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하는 책상과 친하려면 몸을 움츠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손가락으로 플라스틱 키보드를 건드리고, 오래 앉아 습해진 엉덩이를 들썩이는 행위는 허락되지만, 힘차게 팔이나 다리를 내젓는 행위는 벽면에 부딪혀 얼얼한 고통으로 경고받는다. 머리도 책상과 친하도록 훈련 받아 직사각형 노트북을 쳐다보며 직사각형 사고를 하는 식이다. 사고가 직사각형 너머로 뻗어가면 책상에 머물기 어려워서다. 장시간 동일한 자세로 있으면 압박 부위에 욕창이 생기듯, 몸과 머리가 오래 억눌려서 둔하면 탈이 난다. 뼈를 지탱하는 근육이 야위어 앉은 자세가 오그라들었고, 주어진 테스크(task) 안에서만 생각이 맴돌아 사람 됨됨이가 편협하고 안쓰러웠다. 테스크(task)와 데스크(desk)의 음성적 유사성이 필연인 듯 절묘하다. 책상에 얽매인 몸과 머리가 빈약해지면서 책상의 세계와 대척점에 있는 세계로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