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9 (화)

대학알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셔틀버스, 왜 벌써 가요?

한국외국어대학교 셔틀버스 (사진 = 김철준 기자)

 

 

  글로벌캠퍼스 학생이라면 매일 오후 3시 50분, 5시 50분에 공학관 정류장부터 백년관 앞까지 수많은 버스가 줄지어 있는 모습을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버스 옆 인도에는 출발 전부터 기다리는 학생들의 줄이 길게 이어집니다.

 

  하지만 글로벌캠퍼스는 수업은 9교시, 6시 반까지 진행됩니다. 789교시에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셔틀버스 시간 때문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정상적으로 진행을 하면 셔틀버스로 통학하는 학생들은 버스 탑승을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버스를 타는 학생들을 고려해 수업을 일찍 끝내게 되면 교수님들이 강의계획서에 작성하신 강의 진도를 맞추기 어려운 문제, 그리고 통학하지 않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들이 수업을 충분히 듣지 못하는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 셔틀 문제에 대해서 학교에 건의를 하셨던 권영우 교수님의 의견, 정책 담당자인 총괄지원팀 운송팀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셔틀버스 설문내용

 

  먼저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자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설문에는 50명의 학우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우선 50명의 학생 중 셔틀을 이용하는 사람은 36명(72%)에 달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50명의 학생 중 셔틀버스 때문에 수업 시간에 먼저 나가는 학생을 보았다고 74%의 학생이 말했습니다. 또한 셔틀을 타는 36명의 학생 중 789교시 수업 때문에 셔틀을 타지 못한 적이 있다고 대답한 학생이 70%였습니다. 이렇게 설문에 참여한 대다수의 학생이 셔틀버스와 수업 시간이 겹치는 문제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9교시 수업 시간이 끝나 지도 않았는데 5시 50분에 마지막 셔틀버스가 출발하는 것은 학생들의 교육여건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간을 6:30분 이후로 미루어 달라.’ ‘시간 조정이 필요하다.’ ‘셔틀 시간 때문에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의 의견을 내비치며 불평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 뿐 아니라 수업을 하시는 교수님께서도 불편을 느끼시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셔틀버스 시간문제에 대해 학교에 건의하셨던 철학과 권영우 교수님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우선적으로 봐야 할 문제는 셔틀버스 정책이 수업 시간을 6시 반까지 정해 놓은 학사 제도와 상충한다는 것이다. 이는 셔틀을 꼭 따야 하는 학생들은 789 수업을 못 듣게 하는 것과 같다. 이는 교육권과 수업권에 대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그 학생들을 붙잡아 보기도 했으며, 일찍 갈 것이면 ‘과제를 하나 더 내라’라는 선택지를 주었다. 하지만 과제를 내는 것을 선택한다면 수업권을 보장 못 받는 것이고, 수업을 듣게 된다면 공부할 시간과 자기의 시간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학교에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듣고 저녁도 먹고 공부도 하고 할 수 있는 환경이 전혀 조성되지 않는 것이다.”라며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789 수업과 셔틀버스를 엮어서 나오는 문제는 아주 지엽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학교에서 학교를 학원으로 만드는 것에 있다. 셔틀버스가 지금의 형태로 운영되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더 줄고 또한 그저 성적만 받고 과 동기, 선·후배들과 어울리지 않고 그저 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대학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일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에서 추억이 없고 그저 학교에 다닌 것이 되는 것이다. 셔틀버스로 1000명이 바로 나가버리면 학교는 텅 비어있게 된다. 현재처럼 셔틀버스를 운행하게 된다면 이것은 악순환을 계속해서 겪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서 셔틀버스의 출발시간은 7시 혹은 8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서 셔틀버스를 7시 혹은 8시에 출발한다고 보자면 러시아워 시간을 피하기 때문에 집에 가는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아마도 1시간이면 도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9시이다. 하지만 5시 50분, 6시에 출발을 한다면 러시아워 시간에 걸릴 수 있기에 2시간에서 3시간이라는 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여전히 9시인 것이다. 7시나 8시에 출발을 한다면 과 사람들과 밥 한번 먹을 수 있게 되고 혹은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6시에 출발을 하게 된다면, 밥도 못 먹었고, 공부도 못하고 집에 도착하기만 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라며 셔틀버스 정책으로 발생하는 학교의 문제 역시 짚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셔틀버스를 늦추게 된다면,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학교식당, 도서관 등이 활발해져 학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남은 학생들이 학식을 먹게 돼서 학교식당이 활성화될 것이고, 사람들이 남아서 도서관에서 공부한다면 도서관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책을 보는 사람도 많아지게 된다. 그러면 도서관의 수준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학생들을 학교에 남기려고 할수록 학교에는 선순환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학생분들이 학교에 의견을 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학교의 주인이 나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백년관 앞에 설치된 셔틀버스 노선 표지판 (사진 = 김철준 기자)

 

 

 그렇다면 셔틀버스 시간에 대한 학교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통학 셔틀버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캠퍼스 총괄지원팀 운송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셔틀버스 정책에 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셔틀버스는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다. 버스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서 복지 차원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이다.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선택해서 온 만큼 학교는 최대한의 재원을 가지고 복지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는 수도권 내 대학 중에 가장 많은 노선과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렇게 제공되는 지금의 버스 노선은 수십 년간의 버스 운행으로 겪은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학생들의 수요와 학교의 재원이 맞물려서 제공되는 것이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하교 버스 또한 수업이 가장 많이 끝나며 수요가 가장 많은 5, 6교시 그리고 7, 8교시로 시간을 설정한 것이다.

 

Q. 학교 수업은 9교시까지인데 왜 9교시에 하교 버스가 없는 것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버스 업체와의 계약에서 기준은 등교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셔틀의 배차가 등교 시간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가 계약 기준 때문인 것이다. 지금 운행되는 하교 버스는 학교에서 업체에 요청을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등교 버스와 완전히 똑같은 노선으로 하교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계약 상황 속에서 9교시 수업이 있기에 9교시 하교 버스를 운행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9교시에 하교 버스를 추가로 운행하게 되면 추가되는 버스 기사님 고용 비용, 버스 임대 비용 등 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현재의 계약 내에서 이를 이행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아까 말했듯이 셔틀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당연한 학교의 의무가 아니다.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제공되는 것이기에 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에 하교 버스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

 

Q. 9교시 버스 운행이 어렵다면 분당, 서현과 같은 교통 중심지에 거점을 놓고 자주 운행하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거점을 운행하는 하는 방안에 대해서 고려도 해봤다. 하지만 현재 있는 노선에서 한 지점을 넣는 것과 빼는 것조차 기존의 학생들이 수많은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노선을 없애고 중간 교통 거점까지만 자주 운행하는 것을 바뀌게 된다면, 기존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혼란과 그들의 수많은 민원이 들어오기에 복지정책인데 학생들의 민원을 듣고 운영할 수는 없으며, 학교 측에도 위험부담이 큰 문제이기에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현재 등교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거점으로 운영하게 된다면 등교 버스 역시 문제가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15년도에 서현, 판교 거점 야간 버스를 운행했었는데, 실질적인 이용객은 하루에 2, 3명 정도였다. 이렇게 소수의 인원을 위해서 노선을 추가하기에는 정해진 예산으로 해결할 수 없다. 또한 거점화를 하게 되면 전세버스 업체가 여객운수 업체의 영업을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나라에 신고와 민원이 들어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거점화에 대한 논의는 학교 측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종합해서 가지고 온다면 거점화하는 정책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는 통학버스 말고도 학생들이 학교를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광역버스 업체에도 많은 요구를 하고 있다. 먼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외대 사거리에서 올라오는 버스 혹은 외대 사거리까지 내려가는 버스를 탈 수 있게 요청하고 실행 중이다. 또한 1500-2 혹은 1150 같은 노선들이 직행으로 교통 거점까지 가는 방안을 추진해 보기도 했으며, 다른 광역버스들이 학교를 들렀다가 나가면서 더 잦은 시간과 더 많은 노선을 유치하려고 노력했다. 학교는 학생들이 학교에 대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노력하는 중이며, 학생들의 편리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현재 운영되는 셔틀버스 정책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께서도 수업권의 침해를 인정하시면서, 학교를 학교답지 못하게 만드는 것에 셔틀버스 정책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교의 재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캠퍼스의 통학권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사안입니다. 총괄지원팀이 밝혔듯 현재 셔틀버스는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최대한 많은 학생들의 편의를 보장할 수 있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정책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며 셔틀버스 정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정책을 100% 완전하게 만들 수는 없더라도 좀 더 많은 학생들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교의 주인이자, 권리를 가진 학생들의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김철준 기자 (kcjoon0711@gmail.com

한달수 기자(hds802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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