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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가 하고, 명박삼성도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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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뉴스에 계속 등장하는 <창조>. 그리고 한국외대

지난 2월 검찰은 삼성전자를 압수수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 의혹을 받던 다스의 소송비를 삼성이 대납했는지 수사하기 위해서다. 수사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 파괴 전략 문건 6 천 건이 발견된다. 이 문건으로 삼성이 “창조컨설팅(이하 창조) 출신 변호사와 노무사”를 채용해 노조 와해를 기획했음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1년 5월 라디오 연설문을 “창조”가 써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연봉 7천만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 파업을 벌이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1년 5월30일 라디오 연설에서 당시 유성기업 파업 노동자를 비난했다. 이 연설문의 근거가 된 한국경제의 기사를 창조가 작성해 한국경제 기자와 청와대에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창조는 노조파괴로 악명높은 노무법인이다. 창조의 대표적 노조파괴 사례 중 하나는 최근 언론에서 재조명하고 있는 유성기업 사태다. 유성기업은 현대차 부품납품업체로 1인 2교대 시스템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었다. 이에 2009년 노사 합의로 2교대 하는 대신 자정에는 일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다. 쉽게 말해 “밤에 잠 좀 자자”는 합의였다. 그러나 사측에서 합의를 일방적으로 깼다. 갑작스런 사측의 행보에 노조(금속노조 유성지회)는 파업에 돌입했다.

유성지회가 파업 중이던 2011년 5월 어느 새벽. 시위대를 향해 카니발 한 대가 전조등을 끈 채 돌진한다. 차는 사람을 치면서도 악셀을 밟았다.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차에 치여 인도와 도로에 굴러다녔다. 13명을 그렇게 밀고 나갔다. 운전자는 창조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 CJ 시큐리티의 직원이었다. 이 용역깡패는 다음날 경찰에 자수를 한다. 자동차는 대포차였다. 경찰은 살인미수나 고의상해가 아니라 단순교통사고(뺑소니)로 처리했다. 수사도 불구속수사로 진행됐다.

이후 유성기업 아산사업장에서 CJ 시큐리티 김현호 팀장의 수첩이 발견된다. 수첩에는 “심대표님 스승의 날 선물→전달완료→좋아하심”이라는 메모가 있었다. 김 팀장은 한국외대에서 진행된 NALA(노사관계 전문가 육성과정) 과정의 수강생이었다. 심대표는 한국외대 로스쿨의 겸임교수였던 창조컨설팅의 대표 심종두이다.

 

ㅣ한국외대, 노조파괴의 사관학교가 되다.

<한국외대는 심종두 대표를 겸임교수로 임용했다. 사진=한국외대 홈페이지 갈무리>

 

창조는 한국외대와 인연이 깊다. 2006년에 있었던 외대 노조 파업에도 개입했다. 파업 종료 후 심 씨는 한국외대 로스쿨 겸임교수로 임용된다. 심 씨는 외대에 NALA 사업을 유치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NALA 사업 201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조 무력화 사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사업에서 심종두, 김주목 창조컨설팅 전무, CJ 시큐리티 현장용역팀장 김현호. 일명 노조파괴 카르텔이 실질적으로 만났기 때문이다.

 

<사진=elabor.co.kr>

 

한국외대는 창조와 컨소시엄도 맺었다. 심 씨와 함께 이 사업을 주도한 이 모 외대 로스쿨 교수는 외대 파업 무렵에 학교 측 단체협상 교섭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교수와 창조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2012년 국회‘산업 현장 용역폭력 청문회’에서 심상정(당시 무소속) 의원은 “유성지회 노조가 초심에서 다 이긴 부당노동행위 판정이 재심에서 뒤집어진 이유는 2010년 심종두 창조 대표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인 한국외대 이 모 교수가 이 사건의 (중앙노동위원회) 주심 공익위원을 맡았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심 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한 사업장 내에서의 복수 노조 설립에 대해 다뤘다. 이후 복수노조 설립이 합법화되면서 창조는 어용노조를 설립해 기존 노조를 무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유성기업의 경우 형과 동생, 아버지와 아들이 각기 다른 노조에 들어가 서로 적개심을 품고 싸우게 됐다.

 

l시비조, 몸빵조, 채증조 … 보직교수들과 어용총학생회

창조는 어용노조에서 일명 시비조, 몸빵조, 채증조를 운영했다. 시비조가 기존 노조원을 자극하면 몸빵조가 폭력 상황을 유발하고, 카메라로 이를 채증한다. 이후 사측은 노조원들에게 소송을 걸고 징계, 해고 처분을 내린다.

복수노조 설립이 합법화되기 전인 2006년 외대 파업에서는 보직교수들과 총학생회가 그 역할을 맡았다. 당시 총학생회는 파업으로 인해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노조를 적대시 했다.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은 “총학 학생들이 노조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시비를 걸거나, 농성장을 부쉈다”고 말했다.

<당시 총학생회와 파업에 반대한 학생들이 노조의 천막 텐트를 강제 철거 하는 모습>

 

<외대알리>가 입수한 영상에서도 당시 총학 측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노조의 농성 텐트를 철거하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총학은 외대 노조를 상대로 약 1억 5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총학 측 변호인은 법무법인 태평양이었다. 공교롭게도 학교 당국 역시 태평양과 계약을 맺고 파업에 대응하고 있었다.

학교 측은 채증을 위해 건물 화재경보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또한 보직 교수들은 채증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카메라 기종과 색상도 같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ㅣL 교수 성희롱 사건, 거짓말로 덮으려고도 해

한 번은 당시 학생처장이었던 L 교수가 채증을 거부한 조합원의 따귀를 때려 노사 간의 몸싸움이 발생했다. 다음날 노조 측이 학교 측에 항의하러 간 자리에서 L 교수가 노조원 A 씨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희롱 사건이 국가인권위(이하 인권위)에 제소되자 창조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성희롱 사실이 허위이며, 인권위가 성희롱 진정을 즉시 각하 처분했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한다. 그러나 이후 인권위는 A 씨에 대한 성희롱을 인정하고 L 교수와 박 전 총장에게 시정 권고를 내렸다. ( 팩트체크: 사실 관계 두 번 이나 틀린 조선일보의 L 교수 미투 보도. 2018.11.15) 이러한 상황들이 반복되는 가운데 한국외대는 노조원들을 수차례 징계, 고소, 고발했다.

 

ㅣ노조파괴의 씨드머니, 학생들의 등록금...교비에서 약 7억 3천만 원 받아가

신승철 전 외대 노조 지부장은 “한국외대가 창조에게 씨드머니를 제공했다.” 말한다. 신 씨는 2014년 박철 전 총장 고발에 앞장섰다. 파업 말기에 외대 노조 지부장을 맡았던 박선영 씨는 “창조가 외대에서 실험을 하고 나갔다”고 추측하고 있다. 2006년 외대 파업 당시 창조는 설립된 지 불과 3년 된 노무법인이었다. 정황상 창조가 외대 파업을 발판으로 노조파괴 수법을 진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2006~2010년 1월까지의 소송 관련 지출 내역 중 창조에 지급된 내역들. 이 중 초록색 부분은 박 전 총장의 횡령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파란색 부분은 예지에게 지급된 내역. 빨간색 부분은 단체협약체결 성공보수로 지급된 1억 6천 5백 만원.>

 

<외대알리>가 입수한 한국외대의 2006~2010년 1월까지의 소송 관련 지출 내역을 보면, 한국외대는 약 7억 3천만 원을 창조에게 지급했다. 2007년 2월 1일에는 단체협약체결 성공보수비로 1억 6천 5백만 원이 지급됐다. 이날은 해고당한 노조원들의 해고가 재확정 된 때이다.

이후 2012년 국정감사에서 창조가 정상적인 컨설팅 계약과 달리 이면계약 형식의 대외비로 성공보수를 체결해온 것이 밝혀졌다. 민주노총의 탈퇴, 조합원 수 감소 등이 그 계약 조건이었다. 박선영 씨는 “박 전 총장이 외대 노조의 민노총 탈퇴를 요구했으며, 심종두가 직접 찾아와 민노총 탈퇴 방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만약 당시 외대 노조가 민노총에서 탈퇴했다면 최소 수천만 원의 돈이 추가 지급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대는 노무법인 예지레이버컨설팅(예지)에게도 약 1천만 원을 지급했다. 예지는 창조 출신의 김형철이 세운 회사로, 창조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노무법인 설립인가가 취소됐다. 김 씨는 예지 설립 전 창조 소속 노무사로도 외대 파업에 개입했다. 외대 노조는 박철 전 총장과 한국외대가 창조에 지급한 돈을 포함해 노조파괴를 위한 비용으로 약 40억 원을 교비에서 사용한것으로 보고 있다.

 

l 한국외대 박 전 총장 부실 수사 논란… 창조컨설팅과 정부의 강력한 유착 관계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창조의 유착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창조와 그 고객들은 대부분 법망을 빠져나가거나 죄질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지난 8월에는 고용노동행정개혁위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문에도 창조가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창조 내부 문건에서는 청와대, 국정원, 경찰청,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의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2014년 외대 노조는 박 전 총장을 업무상 횡령과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약식기소 1천만 원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에 외대 노조는 반발했다. "검찰은 봐주기 수사로 1년 넘게 시간을 끌고 약한 처벌을 요하는 약식 기소를 했다"며 "타 대학의 사례에 적용한 처벌기준에 비해 터무니없이 약한 처벌”을 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통지서와 박 전 총장의 1심 판결물 비교. 검찰과 법원은 동일한 판결을 참조했지만, 교비 지출과 관련해서 상이한 판단을 내린 부분이 있었다>

 

<외대알리>가 입수한 검찰의 불기소 이유통지서에서 검찰은 노무사 자문 비용, 변호사 비용 등을 교비회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학교 교육에 “직접” 필요한 비용으로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수원여대 이재혁 전 총장의 교비 횡령 사건 판결을 그 근거로 들었다. 결국 창조에 매월 3천3백만 원 씩 지급된 자문 비용은 박 전 총장의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창조에게 지급된 약 7억 3천만 원 중 3억 8천만 원에 대해서만 박 전 총장의 범죄일람표에 포함됐다. 박 전 총장은 벌금형에 불복해 정식 공판을 요청했다.

그러나 공판에서 법원은 검찰과 다른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노무사 비용, 법률자문 비용은 교육에 “직접” 필요한 것이 아니라 판단했다. 교비회계에서 지출될 비용이 아니므로, 학교 법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법원 역시 수원여대 판결을 인용했다. 앞서 검찰이 노무사, 변호사 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본 근거였다.

검찰이 인정한 박 전 총장의 횡령액 약 12억 원에 대해 벌금 1천만 원이 구형됐다. 교비를 변호사, 노무사비로 사용한 타 대학 총장들과 비교하면 가벼운 처벌이었다. 4억 5천여 만원을 횡령한 수원여대 이재혁 전 총장은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 7억 2천여만 원을 횡령한 성신여대 심화진 전 총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박 전 총장은 변호인으로 법무법인 바른의 김용철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공교롭게도 법무법인 바른은 MB 정부의 ‘실세 로펌’으로 불리던 곳이다. 김용철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도곡동 땅 및 다스를 둘러싼 차명 의혹과 관련해 변호를 맡은 바 있다.

 

ㅣ창조의 시나리오와 외대 파업 잔혹사...노조 지부장의 자살

창조의 노조파괴 시나리오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단체협상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거나 교섭 거부하기, △노조의 고의적인 파업을 유도하기  △노조의 폭력 및 불법행위 유도하기 △무차별 소송으로 파업참가자 고사화 시키기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외대 노조 파업의 전개 과정도 유사했다.

한국외대는 파업이 시작되기 전 길게는 8년간 일한 청소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를 예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직원이 맡아 왔던 총무처장(현 행정지원처장)직에 교수를 임명했다. 총무처는 직원의 인사를 담당하며 파업 대응의 주무부서이다. 이어서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노조 가입범위를 문제 삼아 당시 진행 중이던 단체교섭을 거부했다.

노조원 48명에게는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공문을 가정으로 보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했다. 하지만 한국외대와 창조는 이틀 만에 상급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해 판정을 뒤엎는다. 이 외에도 노동위원회는 외대 노조에 불리한 판정을 다수 내렸다.

 

파업 말기에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힌 노조원들에게는 기한은 정해지지 않은 채 자택 대기명령이 내렸졌다. 이와 함께 파업후유증 최소화 방안을 골자로 하는 “파업 평가보고서” 작성을 요구했다. 파업 반성문을 쓰라는 것이었다.

노조 간부들에게는 인사 보복이 이어졌다. 성희롱 가해자였던 L 교수는 피해자 A 씨에 대한 징계재심위원으로 참석해 A 씨 해고에 찬성표를 던졌다. 서울에 사는 노조 간부는 충남에 있는 외대 대천수련원으로 발령받는다. 차로 왕복 4시간 20분가량 걸리는 곳이었다. 이 간부는 숙박비, 교통비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파업은 사실상 학교 측의 승리로 종결 됐다. 파업 중 외대노조를 공격한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박 전 총장에게 칭찬 세례를 퍼부었다. 반면에 외대노조는 지독한 파업 후유증을 겪는다. 박 전 총장의 무노동 무임금 정책과 소송비용으로 인해 부채가 생긴 노조원들이 허다했다. 이혼한 가정, 파산을 한 노조원도 있었다.

2012년 성탈절에는 당시 외대 노조 지부장었던 이호일 씨가 용인캠퍼스(현 글로벌캠퍼스) 노조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씨를 발견한 것은 그를 찾아나섰던 아내였다. 경찰은 사인을 파업 때 발생한 부채 때문으로 추정했다. 이 씨의 빈소를 지키던 당시 수석부지부장 이기연 씨도 다음날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ㅣ창조가 외대에 온 이유는? ...학내 주도권을 잡고 싶었던 교수사회

박 전 총장과 대학 당국이 창조와 계약을 맺은 이유는 교수사회가 대학 운영의 주도권을 잡는 데 있어서 노동조합을 걸림돌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외대 노조는 새로운 총장선거제에 대한 요구를 그 단초로 보고 있다.

파업 직전 해인 2005년 외대 노조는 <민주총장 선출>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총장선출 제도를 강력히 요구했다. 총장 선출에 있어서 교수협의회 소속 정교수뿐만 아니라 직원과 학생들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는 것이었다.

총장은 대학 운영의 실질적인 최고 권한자다. 누가 총장으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학생, 직원, 교수 세 집단의 이권에 영향을 준다. 한국외대 총장 선출권은 교수협의회 소속 정교수들에게만 있다. 형식상 법인 이사회의 총장 임명 과정이 필요하지만, 관행상 교수협의회 투표 중 최다 득표자가 총장으로 임명 된다. 교수 사회의 이권과 요구사항을 보전시킬 후보가 당선되기 마련이다.

그 결과 대체로 교수 사회의 성향에 따라 대학의 운영 방향이 좌우된다. 직원들의 업무환경 및 학생들의 학습 환경, 학습권 문제도 이러한 방향에 맞춰지게 된다. 그러나 노조나 학생사회의 목소리가 크면 교수사회 뜻대로 대학을 운영하기 쉽지 않다. 세력 간의 ‘밀당’이 팽팽해지기 때문이다.

2006년 외대 파업 이전 학교 법인과 외대 노조는 새로운 총장선출제에 대해 이미 단체협약으로 합의한 상태였다. 그러나 교수협의회는 새로운 총장선출제 시행을 완강히 거부했다. 이에 외대 노조는 총장 선거 투표 당일 투표소를 막아섰다. 교수협의회는 얼마 후 비밀리에 서울의 모 호텔에서 투표를 진행했다. 박 전 총장은 그렇게 당선됐다.  

이 과정에서 박 전 총장과 교수사회는 노조에 대한 반감을 갖고 노조를 약화시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외대 노조는 박 전 총장이 정식 임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한국외대 측이 창조와 접촉했다고 보고 있다. 박선영 씨는 “파업 이후 노사 양측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학교 측이 박 전 총장의 인수위 시절 이미 창조와 접촉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창조 역시 노동위원회 판정 과정에서 한국외대 측 대리인 자격으로  “민주총장 선출 요구” 대해서 “노동조합이 직접 관여하겠다는 것으로서, 일반 회사의 대표이사를 노동조합이 뽑겠다는 것으로서. 대학교 인사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학생과 직원은 <민주총장 선출제>도입을 원하고 있지만, 교수협의회의 소극적 행보로 인해 논의는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l 실효성 없는 창조의 프로그램… 당시 교수들, 취재 거부해

창조의 개입이 한국외대의 운영과 교육환경에 어떠한 실익을 가져왔는지는 미지수다. 박 전 총장이 퇴임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외대의 재정이 악화됐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2012년 은수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은 “창조의 노조파괴 프로그램이 기업의 이익 실현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일부 지표에서는 기업의 영업활동이 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또한 ‘회사 내의 인간관계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상당히 악화되는 현상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대 노조 관계자들은 노조원과 비노조원 차원을 떠나서 직원 사회의 분열이 심화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창조’가 컨설팅 수주를 위해 유성기업에게 제공한 컨설팅 사업수행내역. 외대노조파업 역시 창조가 기획한 시나리오 하에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자료=2012년 국정감사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박 전 총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명예교수도 됐다. 과거 L 교수를 옹호한 교수들 일부는 현직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창조와 함께 노조탄압에 동참한 교수들은 총장 후보로 나오거나, 학장 등의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총학생회에 있던 두 졸업생은 외대 관련 사업체에서 일했거나 일하고 있다.

2014년 외대 노조가 박 전 총장을 형사고발하자 보직교수들로 이루어져 있는 교무위원회는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불과 2년 전인 2012년 이미 국회 국정감사에서 창조의 노조파괴 행태가 폭로된 상태였다. 김인철 현 한국외대 총장, 이남주 당시 법인 이사장은 각각 담당 검사에게 선처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썼다. 법인 이사회는 박 전 총장의 횡령 금액 약 12억 원을 법인 회계로 메꿈으로써 박 전 총장의 감형에 일조했다.

<외대알리>는 파업 당시 주요 보직 교수들의 입장을 듣고자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러나 취재 요청을 받은 교수들은 인터뷰를 거절하거나 파업에 대한 책임과 판단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한국외대는 창조와의 노조파괴에 대해서 공식적인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박 전 총장은 2016년 열린 본인의 정년퇴임 출판기념회에서 외대파업과 관련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후회하거나 실망하지 않습니다…(중략)...아무리 사회가 혼탁하여도 진리는 살아 있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믿습니다.”

<2016년 9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철 전 총장의 정년퇴임 출판기념회 동영상 캡쳐=애국뉴스>

 

최근 박 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을 재검토하기 위해 교원인사위원회가 열렸지만, 위원회는 김인철 총장에게 판단을 미루어 놓은 상태다.

그리고 지난 8월 노조파괴 혐의로 구속됐던 심종두는 건강 악화로 지난달 27일 부터 한 달 간 일시 석방됐다.


 

취재 정소욱(faithery09@gmail.com)

취재/글 인보근(coriendo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