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4 (월)

대학알리

여성·젠더

교양 강의 중, K 교수 “동성애는 변태적 성 취향” 혐오 발언 논란

지난 10월 18일, 한림대학교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교양 강의 중 K 교수가 한 발언에 대한 게시물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작성자 글에 따르면 강의 중 K 교수가 노골적인 동성애 혐오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분노한 학생들은 “저런 사람이 교수를 하다니 참 수준 떨어지네”, “항의 좀 해야 할 듯”, “총장님한테 직접 탄원서 써야 할 판”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해당 사건에 대해 추가 제보를 받은 한림알리는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글의 작성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작성자는 해당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학생이었다. 이에 작성자에게 자세한 상황을 들어보았다.

동성애는 변태적 성행위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작성자는 "‘어떤 발표자가 세이프 오브 워터’라는 영화에 대해 발표를 했는데, 그 영화의 등장인물 중 한 인물이 동성애자라는 내용에 들어있었다”며 “그런데 발표가 끝나자 교수님께서 발표자에게 동성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발표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결혼을 쾌락만을 위해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하시며, 동성애는 변태적 성행위이고 음양의 조화에 어긋난다는 표현을 하셨다”라며 “중간에 동성연애자는 손을 들어보라고도 하셨다”고 밝혔다. 또한 “동성애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불쾌한 감정을 느꼈기에 글을 게시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을 들은 학생들의 반응은

논란이 된 해당 강의 수강생 J 씨는 자신도 해당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밝히며 “해당 수업을 듣는 학생 중에 동성애자인 학생이 있었다면 굉장히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님이 타인의 가치관을 수용하고 인정하려는 태도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강생 K 씨는 “강단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처음 봤다”며 “동성애자가 아닌 내가 들어도 너무 불쾌했다. 타인의 성적 지향을 그런 식으로 무시하고 비하하는 것은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성애 혐오 발언, 무엇이 문제?

지난 2016년에 H 대학교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수업 중 한 강사가 동성애 혐오 발언을 했다며 ‘H 대학교 대나무숲’에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제보에 따르면, 해당 강사는 “동성애는 치료받아야 할 후천적 정신병”, “동성애자는 100퍼센트 에이즈 환자”, “나는 동성애를 반대하며… 에이즈 환자들이 보복 심리로 누구를 타깃 삼아 공격할지 모르는 세상”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H 대 학생회, 동아리, 학내 단체들이 동성애 혐오 발언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학생들은 학교 당국의 공식적인 진상 조사를 원했고, 교수가 해당 발언을 한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과 강사를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동성애’는 오래전부터 찬반 논쟁이 이어져온 주제이다. 애초에 동성애를 “찬성한다”, “반대한다”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제3자들은 한 개인의 지향을 허락하고 말고의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흔히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라는 논리를 빌려온다. 그러나 자신이 무심코 한 표현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면 표현을 자제할 필요성이 분명 존재한다. 지금도 성소수자들은 누군가의 편견에 의해 억압받고, 혐오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고 있다. K 교수의 강의를 듣는 J 씨의 말처럼, 그 강의를 듣는 학생들 중에 동성애자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K 교수의 입장

한림알리는 사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K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고, 어려움 끝에 통화를 할 수 있었다. K 교수는 만남과 전화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K 교수는 “인터뷰를 따로 할 시간이 없으며, 오해를 증폭시킬 우려가 있으니 화요일(11월 6일) 강의 시간에 학생들 앞에서 해명을 하겠다”며 제보 내용을 가지고 참석해달라고 말했다. 오는 화요일(11월 6일) 강의시간에 오해를 풀기 위해 직접 사과를 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다.

 

취재/글 = 전민 기자(wjsals0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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