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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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권리] 2018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리뷰

 

넥센이 적진 대전에서 1승을 선취해냈다. 한화는 홈에서 벌어진 4061일 만의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패배하며 심리적 부담을 안고 시리즈를 진행해야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11년만의 포스트시즌이 긴장되었는지 스스로 맥을 끊는 플레이가 많이 나왔던 것이 한화에게는 아쉬웠다.

- 두 외국인 투수의 명품 투수전

3대 2의 스코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기는 대체적으로 투수전의 양상을 띠었다. 헤일은 박병호에게 맞은 2점 홈런 이외에는 실점하지 않고 6이닝까지 버텨주었다. 하지만 넥센 선발 해커는 한 술 더 떴다. 6이닝을 1실점(무자책점)으로 막아내며 넥센 장정석 감독의 기대에 확실히 부응했다. 오히려 위기 상황은 해커가 헤일보다 더 많았다. 3~5회 모두 득점권에 주자를 출루시키는 위기를 맞았으나, 1실점도 하지 않으며 포스트시즌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 안타 12개, 하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던 한화

한화는 1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9개를 기록한 넥센 보다 3개를 더 쳐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결과는 1점차 패배. 찬스는 많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지 않은 한 방과 뼈아픈 주루사가 원인이었다.

1회 말 이용규의 도루실패와 호잉의 주루사, 7회 말 이성열과 양성우의 주루사. 도루 실패야 상대 포수의 능력으로 치더라도, 나머지 3개의 주루사 중 하나만 저지르지 않았더라면 넥센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었을 터. 경기의 흐름을 끊은 뼈아픈 실책이었다. 평소 공격적인 주루로 유명한 한화였지만 공격적인 주루는 주루사의 확률도 높이는 법. 오늘 한화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는 독으로 돌아왔다.

찬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3회 말 무사 1, 2루 찬스를 놓쳤고, 5회 말 2사 만루 기회에서는 중심타자 김태균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 말 잡았던 1사 2루 찬스에서도 앞서 언급되었던 이성열과 양성우의 주루사로 1점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8회 말 1사 1, 2루의 찬스도 이용규, 호잉이 한방을 날리지 못했다. 오늘 한화의 득점권 성적은 15타수 3안타. 잔루가 13개였다. 아무리 투수가 잘 막아도 점수를 내지 못한다면 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넥센이 4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하려는 와중이었는데 한화의 타선이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셈이다.

- 넥센, 수비로 울고 웃은 하루

오늘 넥센의 실책은 4개였다. 2루수 김혜성과 3루수 김민성이 각각 2개씩을 저질렀다. 단기전에서 실책은 경기의 승패뿐만 아니라 시리즈의 향방도 결정지을 만큼 결정적이다. 오늘 같이 투수전 양상으로 흐르는 경기라면 하나의 실책도 투수를 흔들리게 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7회 김민성의 실책은 자칫하면 동점이 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 양성우가 런다운에 걸리며 실점하지 않았지만, 김민성과 넥센은 아찔했을 것이다. 이겼지만 반드시 넥센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이정후와 김하성의 결정적인 수비는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8회 초에 이정후는 최재훈의 대형 타구를 집중력을 발휘해 잡아냈다. 담장 앞에서 잡혔기 때문에 안타로 연결되었다면 1루 주자가 충분히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타구였기에 그 가치는 더 컸다. 같은 8회 초, 1사 1, 2루에서 정근우의 강한 타구를 김하성이 건져내며 2루 주자의 득점을 막았다. 비록 내야 안타로 만루가 되며 위기는 계속 되었지만 공이 뒤로 빠졌다면 그대로 동점을 허용했을 것이기에 넥센은 두 선수의 호수비가 매우 고마울 것이다.

- 2차전 프리뷰 : 둘 다 진정하자

두 팀 모두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넥센은 이겼지만 생각 외로 터지지 않는 타선과 내야 수비의 불안감이 마음에 걸린다. 한화는 찬스를 많이 잡고도 맥을 끊는 주루사와 한 방을 날리지 못하는 타선이 야속하다. 심지어 홈에서 지기까지 했으니 더욱 뒷맛이 개운치 못하다.

두 팀 다 진정이 필요하다. 한화는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고, 넥센은 워낙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선수가 많다. 1차전에서는 긴장으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경기에 비해서는 경기 질이 좋지 못했던 것은 사실. 한 경기를 치렀으니 조금 여유를 가지고 경기에 임한다면 두 팀 모두 각자가 원하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2차전 선발은 넥센 한현희, 한화 샘슨이다. 선발투수는 넥센 쪽이 유리해 보인다. 한현희의 한화상대 평균자책점은 2.63으로 좋다. 샘슨의 넥센전 평균자책점은 11.12로 매우 좋지 않다. 한현희가 3~6회 피안타율이 모두 3할을 넘기는 하지만, 한화 상대로는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샘슨은 넥센 상대 최다 이닝이 5이닝. 후반기 들어서 평균자책점이 급상승한 것도 한화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전반기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1이상 차이나며, 9월 이후에는 7.15라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상황. 하지만 2차전 마저 무너져버리면 홈에서 2패를 기록한 채로 적진 고척으로 가야하는 상황. 한화로서는 샘슨의 삼진 본능과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 글 : 홍승완 기자 h20004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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