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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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확인, 2023 인권주간 퀴어퍼레이드 간담회 열려

2023년도 인권주간 1일 차 행사로 진행
17일까지 에코집중휴무 간담회와 영화제 이어질 예정

 

11월 15일 오후 6시 40분, 성공회대학교 새천년관 7207 강의실에서 '2023 SKHU 인권주간 퀴어퍼레이드 간담회'(이하 '퀴퍼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퀴퍼 간담회는 2023년도 성공회대학교 인권주간의 일환이다. 인권주간은 매년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와 인권주간 기획단이 모여 만드는 행사로, 올해 기조는 '함께 맞는 비'이다. 기획단은 행사를 앞두고 공식 SNS와 계정과 안내문을 통해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 생각한다'는 故 신영복 교수의 글을 인용하여 ‘함께 맞는 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기획단은 이번 인권주간이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임에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요 의제는 ▲국가폭력 ▲퀴어퍼레이드 ▲주거권 ▲환경/그린워싱 ▲여성노동으로 정해졌다. 퀴퍼 간담회는 '연대의 확인'과 '퀴어는 광장을 되찾지'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진행됐다.

 

강나라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부위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과 최보근 미니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 홀릭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간담회는 1부, 2부, 3부로 구성됐다. 강나라 부위원장이 간담회 시작을 알리며 평등문화약속문 낭독과 패널소개, 여는 발제가 진행됐다. 이후 패널들은 미니퀴어퍼레이드를 개최하고, 관련 의제들로 행사를 열고 있는 성공회대학교에 대한 응원으로 발제를 시작했다. 첫 패널 발제를 맡은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간담회 참여에 앞서 일찍 교정을 방문해 인권주간 부스들을 돌았다며, 이런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성공회대학교라면 최근 문제가 된 '모두의 화장실' 등의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전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에 이어, 최보근 조직위원과 홀릭 조직위원장 역시 발제를 진행했다.

 

 

2부는 질의응답으로 '이렇게 힘든 게 축제인가요?'라는 주제로 시작했다. 패널과 참여자들이 모두 둘러앉아 진행했다. 강나라 부위원장이 "퀴어퍼레이드를 계속해서 열고, 참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첫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홀릭 조직위원장은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대부분의 기획단은 퀴어퍼레이드에 온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내가 나여도 되는 단 하루, 내가 나라서 당당한 하루를 위해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 역시 "대단한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왜 다 서울이지? 내 주변에도 이렇게 퀴어가 많은데?'라는 간단한 생각에서 시작했다며 "무모함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패널들 외에도 간담회에 참여한 한 학우는 "내가 그들에게 힘이 되고, 그들도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자리기 때문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질의응답 중 미니퀴어퍼레이드 당시에 있었던 혐오와 차별도 대두가 됐다. 특히 익명 커뮤니티들을 위시한 혐오표현이 무분별하게 유포됐던 상황이 참여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그중 '에브리타임'에는 미니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회 추산 700여 개의 혐오 게시물이 게시됐다. 노골적인 혐오 뒤에 숨어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들이밀기도 했다. 미니퀴퍼레이드의 개최가 학우들과 합의되지 않았다며 총투표 발의를 위한 연서명을 받기 시작한 이들이 생겼고, 김경문 성공회대학교 총장은 "공동체 구성원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 절차가 더 필요하다며 행사를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와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이를 반박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권소원 서울대학교 학생·소수자 인권위원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특정 의제'를 이야기하는 행사에 대해서만 사회적 합의나 검열을 거치도록 하는 것은 차별적"이라며 "일부 혐오 세력의 발언을 '여론'으로 취급해 행사에 영향력을 끼치는 순간 행정 절차라는 명목으로 혐오를 인정하는 꼴이라 유감스럽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홀릭 위원장은 "대화를 핑계로 상처를 주고자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에 일일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3부는 소감 나누기로 '이거 내년에 또 하는 거 맞죠?'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배진교 조직위원장은 "지금 당장은 우리가 쌓아 올린 것들이 무너지고 힘들지만, 되돌아봤을 때 후퇴라고 생각하는 지금 현재도 우리는 나아가고 있다는 걸 명심했으면 좋겠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며 나아가자"는 소감을 전했다.

 

인권주간은 15일부터 17일까지 성공회대학교 일대에서 열린다. 2일 차인 16일에는 '에코집중휴무'에 관한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고, 3일 차인 17일에는 영화제가 열린다. 2023년도 인권주간의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정확한 일정과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취재 : 권동원 기자
글 : 권동원 기자
사진 : 권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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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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