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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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장과의 대화,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만드는 과정"

<김민정 학생인재개발처장이 총장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사진=박정준 기자>

 

지난 11일 오후 6시 한국외국어대학교 사이버관 대강당에서 서울캠퍼스 ‘총장과의 대화’가 열렸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 △성적평가방식 기준 완화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취/창업 지원 기회 확대 △학교 시설 개선 △학사제도 개편 과정 학생대표자 참여 보장 △정기 협약식 통한 학생요구안 이행 약속까지 총 6개 의제를 제시했다.

 

현장에는 박정운 총장, 김민정 학생인재개발처장, 김광호 기획조정처장, 윤성우 교무처장, 김봉철 행정지원처장 및 학생들이 자리했다. 대화는 오프라인 진행과 온라인 중계를 병행해, 의제에 대한 사전질문 및 현장질의에 담당 처장과 총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2시간가량 이뤄졌다. 

 

“학생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

 

먼저 ‘세부평가지표 공개, A등급 비율 확대, 절대평가 도입’ 등 성적평가방식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세부평가지표 공개에 대해 박 총장은 “평가 기준에 대해 묻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이고, 그 기준을 알아야 과제나 팀프로젝트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수와 학생 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교수들과 해당 사안을 공유하고 1주차 수업에서 평가 기준에 대해 학생들이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상대평가 기준 완화와 절대평가 도입에 대해 박 총장은 “평가의 본질은 열심히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윤성우 교무처장은 A등급 비율이 이미 30%에서 35%로 확대된 상태임을 내세워 “코로나19 확산과 같이 평가 기준을 완화할 만한 예외적인 상황의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절대평가 도입이 성적 향상을 가져오진 않는다는 교무처장의 답변에 학생들은 “절대평가 도입 목적이 성적 향상이 아닌 학습 사기 저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반박했다. 이에 교무처장은 “소수 회화 수업, 사범대 강의 등 문제가 되는 과목별로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평가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답변했다. 또 박 총장은 “상대평가, 절대평가 외에 P/F 방식도 있다”며 회화 수업 등 수준 도달 여부를 평가하는 과목에 대한 평가방식 전환 가능성을 제시했다.

 

 

“재정 상태 악화하지 않는 상황 유지하며 추가 재원 확보할 것”

 

학교 측은 등록금 인하에 현실적인 어려움을 표했다. 한 상경대 학생은 “한국외대 인문사회계열 등록금이 다른 대학 인문사회계열 등록금보다 45만 8천원 비싸다”고 지적했다. 기획조정처장은 ”인문사회계열 등록금이 서울 주요 9개 대학 중 경희대, 중앙대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 반론하며 등록금 인하의 실질적 근거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주장했다.

 

한편 박 총장은 “인문사회계열 중심인 한국외대의 재정구조가 좋지 않아 등록금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익사업 다원화, 펀드 모금 등 미래 발전을 위한 재정 확충 방안을 생각 중”이라며 재정 상태 안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겠다고 표명했다. 또 장학금을 줄이지 않겠다고도 약속했다.

 

 

“하계 방학 현장실습 기관 6개 확충 완료, 창업 지원 확대 위해 노력하겠다”

 

다음으로 언어과의 현장실습 기회 확보 방안, 창업 지원 현황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학생처장은 작년 7월 교육부의 현장실습 운영규정 전면 개정으로 “실습 직무와 이수 전공 간 연계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 현장실습에 참여할 수 있어 언어 전공자에게는 기회가 적은 게 사실”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슈피겐 뷰티, 중앙 데일리 등 6개 기관을 하계 현장실습 기관으로 신규 모집했고 앞으로도 실습 기관을 늘려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진로취업센터에서도 서울시의회, 하나은행, KT&G, 이니스프리 등 학생들이 원하는 신규 실습기관을 발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코트라 인턴십, 아너스 프로그램, 해외현장실습 재개를 위해서도 움직이고 있으니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창업프로그램 현황에 대해 학생처장은 “2022학년도 창업 지원 예산 3,560만원과 더불어 2022년 서울시 캠퍼스 타운 ‘ESG 착한 창업 생태계 조성’ 사업에 선정돼 15억 규모의 사업 예산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창업 공모전, 창업 경진대회 등 창업 관련 지원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또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현실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박 총장은 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지원하기 위해 ‘HUFS벤처캐피탈’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시설 개방 실시, 개방과 보수 병행할 것”

 

네 번째로 학생들은 시설 개선과 휴게공간 확충을 요구했다. 행정지원처장은 “코로나19 규제 완화로 중간고사 기간부터 학생자치공간 개방, 도서관 24시간 개방 등 공격적인 시설 개방을 시작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태생적으로 협소한 서울캠퍼스의 특성상 기존 공간의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임을 피력하고, ‘도서관 휴플레이스, 애플라운지 업그레이드 및 사용되지 않는 공간의 휴게공간화’를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박 총장은 실내 스포츠를 할 수 있도록 오바마홀을 모든 학생들에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회과학관과 교수학습개발원 라디에이터 철거 및 시설 전환에 대해 행정지원처장은 “기회가 될 때마다 교체해 나갈 것”이라며 “인문과학관과 사회과학관 2층은 이미 라디에이터가 아닌 3세대 EHP 방식으로 교체했다. 예산이 확보된다면 방학을 이용해 교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학사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 학생회장 초청해 사안 공유하겠다”

 

학생 측은 학사제도 개편에 학생대표자 참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기획조정처장은 “학칙개정 과정에서도 여러 방법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하며 “앞으로도 대화를 피하지 않고 학생대표를 비롯한 학생들의 얘기를 언제든지 듣고 논의할 것”이라 강조했다. 또 “학제개편 세부규정을 논의할 때 학생회장을 초청해 해당 사안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총장은 “현재의 방식처럼 전통적인 방식으로만 외국어를 교육해서는 우리 학교가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서 개편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후 “학생과의 대화를 어떻게 정례화할지 고민하고, 온라인 창구를 개설해 학생들이 불만이나 개선 사항을 건의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좁혀가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박 총장은 대화를 마무리하며 “소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불통에서 벗어나 소통하려고 노력하겠다”고 소통 의지를 표출했다.

 

 

박정준 기자(wjdwns3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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