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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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쿠] “20대만의 찌질함에 주눅 들지 마세요”, 이유나를 만나다

45주 동안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사진작가 브랜드 스탠튼의 사진집 'Humans of New York'로부터 시작된 인터뷰 무브먼트 '휴먼스(HUMANS)'는 전 세계적 반향을 이끌고 있다. 회대알리는 성공회대학교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아 성공회대판 휴먼스, 즉 ‘휴스쿠(Humans Of SKHU)’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휴스쿠가 만난 두 번째 인물은 성공회대학교 재학생 ‘이유나’다. 디지털콘텐츠학을 전공하고 있고, 작년까지 회대알리 디자이너로 지냈으며 현재는 디지털콘텐츠학과의 졸업전시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그가 대기업 게임 개발 업무도 맡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디지털콘텐츠 전공에 관심을 가지는 학우들에게 영감을 주리라 생각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디지털콘텐츠학과에 재학 중인 20학번 이유나입니다.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현재는 디지털콘텐츠학과 졸업 전시 위원장으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2월 초반까지 회대알리 디자이너로도 활동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회대알리에 인터뷰로 다시 찾아뵙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는 말씀 전달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을 대표하는 물건으로 ‘이걸(애장품)’ 들고 오셨네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언니에게 선물 받은 거예요. 한 달 동안은 관심이 없다가 요새 동전 지갑에 달고 다녔어요. 꽤 정이 들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특히 곰돌이가 매고 있는 목도리가 귀여워 마음에 듭니다.

 

디지털콘텐츠학과에서는 주로 어떤 걸 배우나요?
보통 2D와 3D로 나뉘는데, 2D 쪽으로는 영상이나 그림을 배우고 있고, 3D 쪽으로는 3D 모델링이나 3D 애니메이션을 배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2D 쪽으로는 그림이나 영상을 조합해서 유튜버로 가시는 분들도 계세요. 모델링이나 3D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에는 영상에도 사용이 되고, 게임이나 영상 그래픽 분야로 많이 공부하시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콘텐츠학과 졸업전시위원회에서 오래 활동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위원장까지 맡게 된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조직에 남으려고 하다 보니 위원장까지 하게 된 것 같아요. 원래 3학년 때까지 할 계획은 없었어요. 1학년 때 들어와서 홍보부를 맡게 되었고, 2학년 때는 디자인부이자 부위원장으로 활동을 했어요.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여기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활동했어요.
결정적인 이유라고 하면, 작년 오프라인 전시예요. 1학년 때까지는 온라인으로 전시를 하다가 2학년 때는 오프라인으로 전환해서 전시를 진행했어요. 거기에 방문하셨던 4학년 졸업자분들이 엄청 기뻐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고 내년에도 해야겠다는 마음을 어느 정도 가지게 되었고, 동시에 위원장 제안도 받게 돼서 지금까지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올해 졸업 전시도 잘 개최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졸업전시위원회가 하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졸업전시위원회의 가장 큰 이벤트는 11월에 개최되는 전시입니다. 전시 전에 9월쯤에 간담회를 잡아서 졸업 전시자분들께 올해 어떤 콘셉트로, 어떻게 진행될 건지 이야기해 드리는 일을 해요. 가장 큰 이벤트는 이렇고, 그 외에 졸업 전시회 콘셉트를 설정하고, 콘셉트대로 웹사이트를 디자인하고 전시회 조성과 홍보, 개최 등의 역할을 합니다.
작년에는 졸업 전시 콘셉트를 ‘극야’로 잡았었고, 재작년 2020년도에는 사이버 펑크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네오디컨’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극야’ 콘셉트의 경우 코로나가 유행하기 이전의 ‘백야’ 컨셉과 반대되면서도, ‘각 작품이 여러 줄기의 빛이 되어 결국엔 전체를 비춘다’는 희망적인 콘셉트를 잡았다는 점에서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위원장이기도 하며 졸업전시위원회 내 구성원이기도 합니다. 후배 혹은 같은 구성원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 게 있나요?
항상 불편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모두가 그렇겠지만 서로 선후배 관계 따지지 않고 그냥 친구 같은 느낌으로 다가가려고 매번 노력하는 것 같아요. 회대알리 활동 중에도 서로한테 선후배 따지지 않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좋았거든요. 그래서 평소에도 서로를 ‘선배님’ ‘후배님’이라는 호칭보다 ‘~님’이나 ‘~씨’로 불러요. 

 

 

회대알리에서 디자이너로도 활동하셨죠. 교내 혹은 교외 활동에서 디자인 일을 주로 하고 있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회대알리에서 활동했던 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일러스트레이터라든지 포토샵은 회대알리에서 포스터나 카드 뉴스 만들 때는 필수적이잖아요. 그런 툴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게임 만드는 소규모 팀에서 UI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데, 회대알리에서의 경험에서 얻은 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기업과 게임 개발(콜라보)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고, 주로 담당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말만 거창하게 대기업과 게임 개발이지, 사실상 대기업 산하에 있는 소규모 회사에서 챌린저입니다. 구체적인 활동은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스튜디오 챌린저3’입니다. 대략 40명 정도의 사람들이 나이대 상관없이 모여 있어요. 서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그걸 토대로 팀을 꾸려 게임을 만들어요. 약 두 달 동안 진행되고, 현재도 그 팀에서 함께 게임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팀 안에서는 UI 디자인과 이펙트 디자인을 담당합니다. 활동의 장점이라고 꼽자면, 지원금을 많이 준다는 거예요. (웃음)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구매 비용까지도 제공을 해주고 있어요. 복지가 좋다고 느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 이 활동을 추천할 수 있을까요?
실무 경력이나 유사 경험을 하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완전히 똑같은 실무는 아니겠지만, 결국엔 서로 연결점이 없던 사람들과 직접 모여 소통하고,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이나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 등의 상황을 마주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자기가 원하는 파트를 맡게 되는데, 관련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어요. 해당 직업, 업무가 자신에게 맞는지 테스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활동 지원금이 있나요?
네 있어요. 그런데 활동 시작 전에는 얘기를 안 해주더라고요. 들어가고 나서 알게 되었는데,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디자인 비용을 지원해 줘요. 활동에 지장 없게끔 여유롭게 지원해 주는 편입니다.

 

지금도 활동하고 계신가요?
네. 지금도 하고 있고 4월 후반쯤에 끝납니다.

 

이런 이력이 디지털콘텐츠학과에서는 흔한 일인가요?
개인적으로는 독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독특한 이력일 수 있지만, 엄청 특이하고 뛰어난 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지금까지 했던 활동들이 제 성향과 맞아서 해온 것 같아요. 일단 뛰어들어서 뭔가를 하는 편이고, 즉흥적으로 움직이기도 해요. 잘 모르던 게임이라는 분야와 게임 엔진을 다루는 일에 뛰어들었는데, 실무와 게임 개발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고 저한테 잘 맞았던 거 같아요. 뭔가를 만드는 일이 그래서 더 좋아졌어요. 

 

 

희망 진로도 게임 개발과 관련 있나요?
게임 개발과 관련 있습니다. 제가 목표하는 직무는 게임 이펙트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펙트 제작에서는 엔진에서 디자인을 적용해 최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엔진도 잘 다뤄야 하고 디자인도 필요해요. 엔진 안에 있는 프로그램이나 셰이더를 만지는 일까지도 욕심을 내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 중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디지털콘텐츠학과 수업은 프로그램을 다루거나 기초적인 인터페이스를 익히고 최종적으로 만드는 일까지 합니다. 엄청난 실력을 이끌어낼 수는 없지만,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정도는 만들 수 있습니다. 3D 모델링이나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을 이용하려고 할 때,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초적인 능력을 기르는 데에서는 학교 활동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과 수업을 통해 실무적인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기본적인 소양을 키울 수는 있지만, 인터페이스를 읽거나 기능을 읽을 수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조금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디지털콘텐츠학과 수업은 너무 방대하다 보니까 선택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원하는 직군의 원하는 부분을 잘 선택하고, 해당 분야에 몰입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는 어떤 전공을 선택하셨나요?
부전공으로 소프트웨어를 전공하고 있어요. IT 과목은 배워두면 좋다고들 하는데, 저도 덕을 봤어요. 게임 개발 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소프트웨어를 부전공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셰이더 그래프나 셰이더 코딩 등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소프트웨어 과목에서도 배울 수 있으니까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질 회대생을 위해 팁을 주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1학년 때까지는 꿈이 아예 없었어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친구가 게임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해야지’하고 무작정 뛰어들었어요. 넷마블에서 나온 게임 이펙터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되었고, 찾아보니 ‘이 정도면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바로 뛰어들었던 것 같아요. 첫발을 내딛는 게 어렵지, 도전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20학번, 코로나 학번이잖아요. 이번 학기에 디지털콘텐츠 전공 수업은 대면으로 진행되지만, 이전에는 비대면 수업이 주를 이뤘습니다. 동기들과 만나 친해지기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 친해졌나요?
저는 온라인 수업에 최적화된 사람인 거 같아요. (웃음)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만났어요. 디스코드에서 만나 얘기도 하고, 나중엔 연락처도 알게 되었어요. 온라인으로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게 되었네요. 반면에,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게 조금 더 최적화되어 있는 신입생분들에게 지금 대면은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스로를 성장하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 있나요? 있다면 어디서 얻는지 궁금합니다.
‘열심히 하면 된다’처럼 불확실한 말을 싫어해요. 방향성도 없는데 열심히 하다 보면 성공하게 되어 있는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열심히 하더라도 방향성이 중요하고, 방향성에 있어서 ‘성공’만을 추구하게 되면 사람은 불행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의 기준은 누구나 다 다르니까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건 위험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성공 말고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인생이 조금 즐겁더라고요. 하루하루를 마음을 놓고 성장하며 살려고 해요. 이런 마음가짐이 제 원동력입니다. 

 

올해는 어떤 경험들로 채워가고 싶은가요?
학과 교수님과 상담하면서 얻게 된 답변이 있어요. ‘공부할 수 있는 때가 이때밖에 없다.’ 그래서 배우고 싶은 만큼 배우고, 공부하고 싶은 만큼 공부하려고 합니다.

 

생각해두신 활동이 있나요? 
학교 공부에 충실하면서, 코딩이나 셰이더 코딩, 또 지금 하고 있는 그림 스터디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서 취미 생활도 잘 가꿔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김이나 작사가님의 말 중 마음에 새긴 말이 있습니다. ‘20대 때는 찌질할 수 있는 유일한 때’이다. 30대 넘어가면 멋있어야 할 것 같고 의젓해야 할 것 같은 시기잖아요. 20대만의 찌질함이 있는데, 그 찌질함에 너무 주눅 들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잘난 척하고 싶으면 그것대로 해보고, 좀 깨져도 보고요.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해보고, 하기 싫은 거 있으면 하지 말아도 보는 삶이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걸 통해서 자기가 뭘 싫어하고 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시대 청춘 파이팅! 회대알리 파이팅!

 

이유나 학우와의 인터뷰는 디지털콘텐츠학과 학우들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20대 청춘들을 향한 응원이 인상적이었다. 게임 개발자로 성장하기 위해 달려가는 이유나 학우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회대알리에서는 휴스쿠 인터뷰이를 모집하고 있다. 회대알리와 '나'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누구나 인터뷰이 신청 가능하다.

 

취재, 사진, 글=황혜영 기자(hyeng9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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