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건이 진정한 ‘해결’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동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올바른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사건의 예방 · 사건 대처 · 사후 대처 모든 과정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속한 공동체의 문화는 아직 많은 부분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 기사가 ‘에브리타임’ 익명게시판의 난장판을 통해 기획 된 것은 맞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이 이번 사건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공론화되는 성폭력 사건에서 기출문제처럼 반복되는 공동체 문화의 허점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려 한다. - 이하의 캡쳐된 이미지는 어플리케이션 '에브리타임'의 익명게시판을 캡쳐한 내용임을 밝힙니다._편집자 주 #Type 1 성폭력은 개인과 개인의 문제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구성원은 문제의 초점을 '당사자가 무언 가를 잘못했다'는 것에 맞춘다. 때문에 공동체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할 기회를 상실케 한다. 또 소속 공동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관련자의 퇴출을 통해 사건을 빠르게 무마하길 바라거나 언급되는 것을 꺼리게 된다. 피해자에 대한 인권침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학생들은 1학기에 그렇게 학교가 뒤집어지고 나서도 여전히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서 벌어지는 익명의 2차 가해 대잔치에 화가 난다. 페미니즘이고 뭐고 관심 없는 학생들은 그냥 페미니스트라는 애들이 뭔 말 하는지 알지도 못하겠고 관심도 없고 빨리 조용해 졌으면 좋겠다 싶어 짜증이 난다. 학교에 성평등 문화, 특히 반성폭력적 문화를 확산하는 1차적 책임은 무엇보다 대학본부에 있다. 여기는 대학이다. 교육기관이고 재사회화 기관이다. 배우러 모인 사람들이니 무언가 모르는 것이 있다고 그들의 무지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그냥 방치 하면 우리 모두의 대학생활이 위험하다. 다행히 학교에는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 역량강화처 산하 성폭력상담소(소장 허성우 교수)다. 그래서 회대알리는 현재 성폭력상담소가 진행하고 있는 성폭력 예방교육의 현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1학년 때만 한 번 듣고 마는 성폭력 예방교육 성폭력 사건은 학년을 구분하지 않고 발생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성폭력 예방교육은 신입생 때만 진행된다. 1학년 1학기를 지나고 나면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예방교육은
오무라이스 잼잼 글/그림 : 조경규 | 다음 웹툰 | 생활툰, 음식툰 | 매주 화/목요일 연재 ⓒ 조경규, <오무라이스 잼잼>, 다음 웹툰 일찌감치 먹방의 선두자로 나선 웹툰이 있다. 평소에 맛집을 잘 찾아다니지 않는 사람에게도 식신로드 뽐뿌를 일으키는 웹툰, 오무라이스 잼잼이다.(오무잼) 어떻게 요리하는지 그런 거 관심 없다. 오무잼은 오로지 먹는 것, 음식에만 집중한다. 언제 이 음식을 먹었는지, 언제 땡기는지, 어떻게 먹는 게 맛있는지 말이다. 오무잼의 매력 포인트는 군침을 돌게 하는 그림이다. 웹툰 페이지로 들어가면 메뉴판 뺨치는 그림들이 늘어져 있다. 매 화마다 그 음식에 맞게 제목이 바뀌는 걸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사진을 뛰어넘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 그림이 화면에 떡 하니 자리하고 있으면 군침 도는 걸 넘어 서 당장 이걸 먹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알지 못했던 음식도 오무잼 그림을 보면 먹고 싶어진다. 왜 이 음식을 당장 먹지 못하는지 한숨 만 나온다. 난처한 점은 오무잼에서 소개되는 음식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마시멜로, 초코바 같은 간식과 과일부터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세계 음식들까지 모든 음식이 오무잼의 주인
촬영 어땠어요? 낯설었어요. 제가 원래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되게 어색해요. 그래서 초등학생 때 사진마다 표정이 너무 굳어있어서 별명이 홍콩할매였어요. 그 정도로 어색해요. 어색해서 사진을 원래도 잘 안 찍거든요. 사진 자체가 되게 어색해요. 근데 나름 차려입고 표정 짓고 사진 찍는 게 되게 어색하니까. 집안 내력이에요, 이게. 저는 되게 행복해서 웃어도 남들은 되게 기분 나쁜 줄 알아요. 아빠랑 저랑 언니랑 셋이 똑같아요. 웃어도 남들이 보면 ‘썩소’같아보여서 남들이 잘 오해하고 그러죠. 모델이 되는 걸 망설이다가 승낙하셨잖아요? 옛날 같으면 그냥 하겠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살이 쪘거든요. 그러면서 자괴감을 느낄 때도 있었고 자존감을 많이 잃었어요. 나를 어디에 내보이는 것에 대해 주눅 들어 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짜증나는 거예요. 남들이 “너 왜 뚱뚱한데 짧은 바지 입고 가슴을 내놓고 다녀?”그러면 “내 몸인데, 내가 내 몸 사랑하고 나 좋은 대로 입고 다니겠다는데 왜 그래?”라고 말을 하면서 왜 사진을 찍는 거에 대 해서는 내가 이렇게 주눅들어하나, 그런 생각이
DOVY라는 이름이 무슨 뜻인지 되게 궁금했어요! DOVY의 뜻이 비둘기 여러마리다, dope에서 비롯된 것이다 같은 가설이 많이 내려오는데요 사실 정확한 이름의 유래는 2000년도의 선배님들만 아시겠지요. (웃음) 전해들은 바로는 칼 도(刀) 숨길비(秘) 자를 써서 칼을 숨긴 닌자들처럼 날렵한 무브로 무대를 만드는 동아리!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영어 15 조수빈) 제 입장에서 춤 잘 추는 사람은 신기해요. 춤못이 보면 어떻게 저렇게 몸이 움직이나 싶고 배워서 될 것 같지도 않고… 도비 여러분들의 춤실력은 다 타고나신건가요..?? 제가 춤을 좋아하기 시작한 건 중학교 때였어요. 워낙 선천적으로 몸치인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일단 안무 영상들을 무작정 따라하기 시작했죠. 고등학교 때는 혼자 집에서 하루에 5시간 정도 안무 영상을 보고 따라하기도 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웨이브도 안 되던 제가 조금은 따라갈 수 있는 정도가 되더라고요. 열심히 배우고 따라하다보면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도비 안에는 춤에 타고난 사람들도 있지만 들어와서 처음 배워서 엄청난 실력으로 성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영문 15 김나
학생회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 그들은 학생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되어, 단위 모든 학우들을 대표하는 민주주의 구성체인 학회의 수장이 된다. 그들은 단위 대표자에 걸맞는 책임을 지니고 올바르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올해, 외대에서 몇몇 학생 대표자 중 일부는 대표자로 뽑힐 자격이 있는지 의심될 정도로 횡령, 회칙 위반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학생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세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잘못하는 대표자와 학생회”를 만드는 명백한 원인 몇 가지를 정리해봤다. >>후보자 검증 안되는 선거 올해 외대 학생회 대표자 선거는 대부분 단선으로 치러지거나 무산됐다. 외대알리가 조사한 올해 11월 선거가 진행되었던 22개 단위 중 10개 단위는 선거가 무산되었고, 12개 단위는 단선으로 치러졌다. 유권자 학생들은 이제 후보를 고르는 투표용지보다는찬/반을 고르는 투표용지에 더 익숙해졌다. 단선 후보는 다른 후보와 경쟁할 필요도 없으니, 학생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단선 선거가 많은데도, 후보자 한 명에 대한 검증조차 제대로 할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어도 기억하고 느끼는 바는 다르다. 누군가에게는 3월이 별 다를 거 없이 개강하는 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시간인 것처럼 말이다. 이번에 내년 3월이 어쩌면 조금 특별할 수 있는, 성공회대에 입학할 신입생을 미리 만나보았다. 내년에 사회과학부에 입학할 예정인 하승민씨가 수능이 끝나고 갖게 된 1주일의 휴가 중 짬을 내주었다. 캠퍼스가 너무 작지 않냐, 성공회대를 주변에서 잘 모르지 않느냐는 짓궂은 질문에도 긍정적으로 답하는,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 승민씨와 나눈 이야기를 풀어본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광주 지혜학교에 다니고 있는 하승민입니다. 19살이에요. 3년 동안 지혜학교를 다녔고, 곧 졸업해요. 성공회대를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승민씨는 알고 있던 학교였나요? 지혜학교는 비인가대안학교인데요, 학교 선생님들이 성공회대를 추천해주셨어요. 저희 학교 내에서 성공회대는 꽤 유명한 편이에요. 그리고 제가 한겨레 신문을 보거든요. 신문에 성공회대 교수님들 글도 많이 개재되어서 알게 되기도 했어요. 저한테 성공회대는 되게 많이 알려져 있는 학교에요. 성공회대에 오려고 한 이유가 있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독서
※ 이대알리는 지난 9월호 포토에세이 '나는 보았다'에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신원 보호를 위한 얼굴 블러 처리를 소홀히 한 이유로 독자들에게 비판을 받았고, 사과문과 함께 2달간 정간, 9월호 폐기를 결정한 바 있습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약자의 편에 서서 이야기하는 이화여대 대표 언론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12월, 이대알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처음 결심을 하고 사람들을 모을 때 썼던 글 중 일부입니다. 이대알리는 애초부터 중립이나 객관 따위를 추구하려고 만든 언론은 아니었습니다. 약자의 편에 서서 '편파적으로' 이야기하려고 만든 언론입니다.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만든 언론이니만큼 특정 상황에서 누가 약자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저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러므로 본관 점거 시위로 뜨거웠던 지난여름, 저는 매 순간 혼란스러워하며 고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대알리의 취재대상이자 동시에 독자이기도 한 시위 참가자들은 익명성을 내세우지 않으면 신원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약자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학교 안에서 다수의 위치를 점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이성으로는 시위 참가자들이 약자라
촬영은 어떠셨어요? 오늘 촬영이요? 재밌었어요. 저는 항상 도전하는 것이 좋아요. 여러 가지 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아나운서를 하신다고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대학교 2학년 때 아나운서 학원에 다니면서 준비해서 지금은 이렇게 아나운서를 하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를 많이 도전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많이 했어요. 뉴스도 해봤고 프로그램 진행도 해봤고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아나운서도 공채 합격을 해서 다음 주부터 전국 선수권 대회 중계를 해요. 평창 동계 올림픽은 굉장히 좋은 기회겠어요. 스포츠 같은 경우는 원래는 생각이 없었는데, 평창이라는 게 잘 없는 기회잖아요. 그래서 해보면 좋겠다 하고 지원을 하게 된 거거든요. 그때 에피소드가 정말 재밌는데. 면접이 뭐가 나왔느냐면 음소거로 경기 영상을 줘요, 경기 종목이 무작위인 거죠. 어떤 경기 종목이 나올지 모르는 거고. 근데 알파인 스키라는 종목이 나온 거예요. 태어나서 그 종목을 처음 봤어요. 정보도 주는 게 없고 그냥 이 선수가 프랑스 국적의 펠리스 선수라는 것만 딱 알려주고 몇 분 동안 중계를 해야 되는데 어렵더라고요. 음소거인 상황에서 "관중들의 함성이 뜨
주의 이 기사는 강민경 기자가 영화 <캐롤>과 배우 케이트 블란쳇 영업을 하려는 사심 가득한 기사입니다. 이 점 유의하고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캐롤> 은 1952년 겨울 처음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 두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원작은 <톰 리플리 시리즈>로 유명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라는 작품입니다. 제가 굳이, 케이트 블란쳇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캐롤>을 꼽은 이유는 퀴어 소설 중에서 최초로 결말이 행복하게 끝나기 때문입니다. 퀴어의 삶은 항상 박복하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휴,,,,영화 설명은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영업을 하러 총총,, 왜째서 캐롤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재수 생활을 끝내고 무척이나 여유롭던 시절, 문득 로맨스 영화가 땡기더군요. 재수 시절에 바이섹슈얼로 정체화를 한 상태여서 -지금은 다르게 정체화를 했습니다만- 퀴어 영화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습니다. 어쩌다 보니 2016년 2월 4일에 한국에서 개봉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개봉일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개봉까지의 몇 개월을 버티게 해 준 것에는 물론 최애 배우 케이트 블란쳇의 긴 필모 덕분이었죠 ^^* &l
락휴 코인 노래연습장접근성 ★★★★★ 이번에 리뷰하는 세 곳의 코인노래방중에서 학교 정문과 제일 가까움. 방음 ★★★ 노래 부르다가 부를 노래가 생각나지 않으면 옆방의 노래를 듣고 선곡할 수 있음. 넓이 ★★★ 전형적인 코인노래방 넓이. 세 코인 노래방 중에서 방 크기가 제일 작고 의자의 수용력도 제일 낮음. 그래도 1~2명이 가기 엔 딱 적절한 크기다. 차별성 ★★★★ 3층 카운터를 보면 ‘오늘의 점수’가 쓰여 있다. 노래를 부르고 나오는 점수가 오늘의 점수와 일치한다면 사진으로 찍어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보여주고 음료수를 공짜로 먹도록 하자. 가격: 2곡 500원, 5곡 1000원 와라와라 코인 노래연습장접근성 ★★★★ 락휴에서 조-금 더 걸어가면 나온다. 방음 ★★ 락휴와 비슷한 방음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끔 옆방 스피커 울리는소리가 들려올 때도 있다. 넓이 ★★★★ 방에 긴 의자가 놓여있어서 3-4명이 와도 괜찮다. 혼자 또는 둘이오면 의자에 누워서 불러도 좋다. 차별성 ★★★★★ 여기에는 두 노래방 회사의 기계가 같이 있다. 오른쪽 라인에는 금영, 왼쪽 라인에는 TJ가 있다. 금영 노래방 기계에는 ‘노래배틀&rsq
이대알리의 취재팀 회의에서는 취재 아이템을 찾기 위한 전쟁이 일어난다. 온갖 커뮤니티와 SNS는 다 섭렵하고 다니는 본 기자들은 ‘가위썰’ 어떠냐며 취재팀 회의에 미끼를 던져 부렀고, 그것을 취재팀은 물어버린- 그렇게 쉽게 물줄은 몰랐다. 휴. 뭣이 중한지 같이 알아봅시다! 자, 12월의는 그래서 가위썰, ‘가위썰’이다. Cut the 썰풀. 그래서 가위썰이 뭔데? 앞에서 가위썰, 가위썰 하는데 그게 뭔지 감도 안와서, 우리 독자들은 본 기자들이나 이 잡지를 핑킹가위로 잘라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가위썰을 접한 것은 약 두 달 전, 학교 커뮤니티를 훑다 우연히 접한 이대 시위 관련 칼럼의 한 줄에서였다. 「유신 개헌 반대 데모가 일어나던 70년대, 웬일인지 쥐 죽은 듯 고요한 부산대에 이대 총학생회 에서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라는 조롱의 의미로)가위를 그려 보냈다’는 웃지 못할 일화. 이에 각성한 부산대 학생들마저 유신 반대 운동에 동참하면서 마침내 전국적으로 들불처럼 시위가 번졌다 는 이야기다.」1 사실 취재 과정에서 주위 사람들, 과거 신문, 논문, 구 술집 등을 참고하
어려서부터 나는 이맘때에 참 헛헛했다. 쉴 새 없이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 시골 여자앤 가본 적도 없는 여느 대도시들의 번화한 트리 장식, 엄마가 일 나간 방구석에 들어와서 내복 차림으로 TV를 켜면 나오던 케빈, 브리짓, 그런 이국 소년 중년은 참 더럽게도 끝없이 명랑했고, 다만 나는 그것들과는 별개로 헛헛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서, 나는 어쩐지 이맘때만 되면 온 우주의 기운이 살을 쏴대기라도 하듯 그냥 끝없이 침잠하고 싶어진다. 그래서인가, 이미 환절기와 함께 지나간 몸의 감기는 12월 초엽에 이르러서야 언제나 마음의 감기로 돌아온다. 몸이 감기에 걸리면 우리가 으레 약방을 찾아 약을 짓고 뜨순 밥을 먹고 때마다 알약이나 한약 한 첩씩 목구녕을 때리며 털어넣듯이, 마음에 감기가 찾아들 때 나는 술을 먹는다. <어린 왕자> 속 술주정뱅이처럼 슬퍼서 술을 마시고, 술을 마셔서 슬프고, 그래서 또 술을 먹는 멍청한 짓거리를 벌인다. 좀 멍청하면 어떤가. 좀 취하면 어떤가. 좀 슬프면 어떤가. 좀 과하면 어떤가. 세상엔 이보다 더한 이들과 일들이 쌔고 쌨는데. 나는 이 나쁜 술을, 어쩌면 나쁜 세상을 마셔서 다 없앨 테다. 다만 내가 그럴
유난히 뜨거운 여름의 막바지였던 지난 8월 말, 북아현 숲 깊숙이 이화여대의 신축 기숙사가 완공되었다. 완공된 흔적을 채 지우기도 전에 학교 본부는 서둘러 2학기 사생을 모집했고, 이어 학생들은 개강에 맞춰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설과 유닛 시스템1에 대한 부푼 기대도 잠시, 완공된 지 약 3개월이 되어가는 신축 기숙사 E-House는 계속되어 발생하는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축 기숙사에 대한 각종 문제 소식들을 접한 알리 기자들은, 혹시 빠른 완공을 위해 시공 기간을 의도적으로 단축해 공사상 결함을 불러일으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타 대학 신축 기숙사들의 현황 및 시공 기간을 조사해 비교해보니, 별첨 표에서 보다시피 이화여대 신축 기숙사의 연면적은 약 6만 제곱미터로 타 대학 기숙사들의 연면적 보다 많게는 약 두 배까지도 크다. 그러나 시공 기간은 약 2년 1개월로 타 대학들의 시공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규모에 비한 시공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기 때문에 시공 기간상의 문제가 의심되었다. 이에 더욱 정확한 문제 제기를 위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러한 규모의 시공 기간은
이성친구가 없는 크리스마스엔 케빈을 만나곤 한다. 하지만 이제 그만 만날 때가 됐다. 케빈과의 사이에는 권태기가 와버린 당신을 위해, 크리스마스에 케빈 없이 할 것을 찾아보았다. 혼자임을 선택한 당신께 도피처를 주고 싶다. 첫 번째 방법, 전시회. 비밀의 화원 커플에 치이다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좋은 곳이다. 동화 같은 풍경을 보며, 마음을 위로받는 것은 어떨까. 이 전시회는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동화, 비밀의 화원을 모티브로 한 전시회이다. 비밀의 화원은 고집스러운 성격 의 메리가 부모님의 죽음 이후 머물게 된 고모부댁의 려진 화원을 가꾸며 성장하는 이야기이다. 이 전시장은 이 이야기를 그리는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각 에피소드마다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향기가 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작가 20여명의 작품을 보고, 좋은 향을 맡으며 지친 마음을 위로받자. A COLLECTION 비밀의 화원 전시를 관람한 후, 따로 이동할 필요 없이 갈 수 있는 같은 미술관의 전시이다. 이는 한국 근대 거장들의 대표 작품의 소장처인 서울미술관의 소장품 중 엄선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섹션으로 구성된 이 전시에서는 설립자 안병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