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1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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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부조리, 이대로 괜찮은가?

교내 부조리,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 4월 11일, 익명의 글쓴이가 ‘2018년도 환경공학부 학생회를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다음 카페 ‘서울시립대 광장’, 페이스북 ‘서울시립대학교 대나무숲’,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판 등에 게시하였다.

  작성자는 2박 3일간의 환경공학부 총 MT에서 실시된 여장 및 장기자랑 행사에 대해 폭로하였다. 해당 글에 따르면, 환경공학부 신입생들은 조마다 한 사람씩 여장해야 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장기자랑에 참여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새내기들은 선정적인 동작과 가학적인 행위를 해야만 했고, 선배들은 상품을 받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거나 심사평을 남기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한편, 글쓴이는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 행사 사진을 밖으로 유출하지 말라는 공지를 전달받았다고 주장하며 여장과 장기자랑이 부적절한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기획한 학생회에 책임을 묻고 싶다며 글을 마무리하였다.

  해당 글이 게시된 이후, 제보자의 고발에 대해 누리꾼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학생회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 공론화를 한 것은 학생회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경솔한 행동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고, 학생회의 권위가 두려웠을 텐데도 뒤늦게나마 부조리한 사건이 있었음을 알린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리고 4월 12일, 환경공학부 학생회장은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해당 폭로가 사실임을 인정하며 최초 폭로자를 비롯한 MT 참가자들과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추후 진행될 행사에서는 이러한 악습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드러나기 전에도 교내 부조리는 종종 발생해왔다. 올해 3월 20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시립대학교 대나무숲’에는 과거 사회복지학과에서 일어났던 부조리를 폭로하는 글이 게재되었다. 이 글이 재학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자 사회복지학과 구성원들은 댓글을 통해 현재는 여장이나 술 강요 등의 악습이 전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제보자 역시 이를 인정하였고, 이전 학생회의 사과를 바라는 뜻에서 제보했음을 밝혔다. 또한, 지난 3월 17일에는 음악학과에서 총 MT 참여를 강제한다는 내용의 글도 ‘서울시립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왔다. 이 글에는 위의 사례와 달리 음악학과 구성원들의 의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작년 말과 올해 초에는 세무학과 소모임 내 부조리가 학생들 사이에서 공론화되었다. 이 사건은 교내에 큰 파문을 일으켰고, 해당 소모임에서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건을 조사한 인권위원회의 부실조사 논란이 불거지며 현재까지도 많은 학우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학교는 학문의 장이기도 하지만, 고등학교에서의 인간관계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의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신입생이 이를 기대하며 대학에 발을 디딘다. 하지만 대학가의 소위 ‘꼰대 문화’는 갓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커다란 압박으로 다가온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선배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기도 하는 불합리한 문화. 이러한 분위기에서 행해지는 각종 부조리는 개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 대학에서 이러한 ‘꼰대 문화’가 사라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교내 커뮤니티에는 과, 동아리, 소모임 내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글이 최근까지도 꾸준히 올라왔다. 술을 강요하거나, 행사 참여를 강제하는 문화들이 개별적으로 사라지는 추세로는 부족하다. 이러한 문화와 이를 바탕으로 행해지는 부조리는 종류를 불문하고 완전히 소멸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학내 부조리 개선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선배가 후배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았을 때 제재를 가하는 등의 행위는 지극히 전근대적인 모습이다. 그런데도 이런 일이 과거부터 지속해서 발생했던 이유는, 해당 공동체 내부에서 권력 관계가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선·후배 관계는 결코 권력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모두가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물론 학내 부조리를 뿌리 뽑는 일이 절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악습을 끊어내는 것은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은 폭로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더는 학내 부조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귀중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제 우리도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작성 : 시대알리 한지훈, 임희주, 서주용 기자

편집 및 교열 : 시대알리 정혁, 서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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