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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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코로나가 불러온 언택트 소비의 이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면서, 직원과 만나지 않고 비대면 형태로 소비하는 언택트 소비와 플랫폼 경제가 급증하였다. 5월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3월 전체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7% 감소했지만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8% 증가했다고 한다. 전체적 소비는 감소했지만, 코로나 19로 온라인 소비는 활성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언택트 소비와 플랫폼 경제는 확대 적용되어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직접 구매하지 않고 단순한 검색 몇 번과 클릭으로 상품을 한번 구매해본다면, 예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더욱이 불편함을 극도로 싫어하는 현대인의 특성상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사람과의 감정 소비 없는 언택트 소비의 특성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성인남녀 3,280명을 대상으로 ‘언택트 소비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이 언택트 소비를 컨택트 소비보다 더 선호한다고 답변했고 그 이유로 ‘결제나 구매 절차가 간편해서’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서’ 답변이 59.8%, ‘대기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어서 45.5%, ‘사람과의 대면이 불편해서’ 24.8%, ‘비용이 저렴해서’ 20.5% 순으로 나타났다.

 

언택트 소비와 플랫폼 경제가 편리하다는 등의 장점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소외되는 소비자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기술 이해 부족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고령층이 대표적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9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 취약계층 중에서도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4.3%로 가장 낮았고, 60대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73.6%. 70대 이상은 35.7%로, 나이가 있을수록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심화되었다.

특히, 금융권에서 문제가 두드러진다. 2018년 4월 발간된 한은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년층의 모바일 뱅킹 이용률은 6.8%이고. ‘인터넷 전문은행 연령대별 이용자 현황’ 자료 기준 카카오 뱅크와 케이뱅크에 가입한 65세 이상 가입자 비중은 2019년 1월 말 기준 1%도 안 된다고 한다.

 

이러한 노인 소외는 삶에 대한 불만과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터넷 주문이 어려워 직접 시장에 가야하고, 인터넷 뱅킹을 못해 은행 창구에 가야 하며, 무인기를 이용하지 못해 음식도 못 사 먹는다.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황용석 교수 또한 ‘2018 미디어 교육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역량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노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앵그리 실버(Angry Silver·성난 노인)’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시점에서 노인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부터 정부의 주도적 계획 아래 고령층을 위한 정보화 소비자 교육이 실시되어 왔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는 노인 원 봉사자가 노인을 가르치는 ‘어르신 IT 봉사단’이 대표적이고,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민간단체 차원에서는 ‘찾아가는 스마트・인터넷 활용 현장 교육 서비스’, ‘노인정보화교실’이 대표적이다. 예전보다 발전된 것은 사실지만, 초보적 단계만 반복하고 있다는 점과 금융 범죄를 막기 위한 정책이 부재한다는 점, 교육 내용의 세분화와 다양화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드러난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과 금융 교육 및 정보 제공의 강화. 유형별 맞춤형 교육이 필수적으로 보인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소비행태가 생겨나고 있고,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령층 소비자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다. 소외된 고령층 소비자는 개인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고령층 소외’라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것을 보완하고 강화하여 소외된 고령층을 위한 대책 마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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