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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무관심한 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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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이 무슨 날이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2019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 인구수는 200만명에 달하지만 아직까지도 장애인들은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인의 날을 맞아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인 장애인의 이동권이 학교 내에서 보장되고 있는지 직접 장애인의 시선에서 알아보았습니다. 

 

우선 학교 입구로 가보았습니다. 옆의 사진은 학교로 진입할 수 있는 여러 문 중 하나인 상허문입니다. 비장애인이 보기에는 '대체 뭐가 문제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허문에는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도와주는 점자 블럭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시각 장애인이 진입하기에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옆 일감문의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감문 역시 시각장애인 안내를 도와주는 점자 블럭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학교 출입문 뿐만 아니라 학교 내에도 점자 표지판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건국대학교 병원 출입구와 건국문에는 점자 블록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국문에는 중간에 출입금지 바리케이트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에 무관심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교 입구를 지나 학생들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행정관으로 가보았습니다. 행정관은 학생들이 각종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다른 행정 처리를 하는 곳이므로 모든 학생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장애인 학우에게는 건국대학교 행정관은 너무 먼 곳이었습니다. 행정관으로 가는 오르막길은 비장애인인 제가 걸어가는데도 힘이 들고 땀이 났습니다. 더군다나 도착한 행정관에는 휠체어가 건물로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설마 행정관에 경사로가

없진 않겠지 '하며 둘러본 결과 행정관 후문에서 휠체어 경사로 대신 장애인 이동 장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장치에는 어떠한 이용 방법도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간단한 설명서조차 없어 자칫 잘못하다가는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또한 행정관 뒷편에 위치하여 찾는 것 역시 어려웠습니다. 학교 입구뿐만 아니라 행정관에서조차 장애인 학우들은 이동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경영관에 가보았습니다. 경영관 정문에는 보시다시피 휠체어 경사로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휠체어를 탄 학우들이 경영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영관 뒤편에 있는 작은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야 합니다.

 

사회과학대 학생들이 강의를 듣는 상허연구관의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휠체어를 타고 상허연구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허연구관 주차장을 통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주차장을 통해서 건물에 들어가다 보면 주차장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차량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합니다. 주차장을 피해서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허연구관 뒤편으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건물 뒷편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사가 심한 언덕을 올라가야 하므로 혼자서 휠체어를 타고 가기에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장애인들은 이동권뿐만 아니라 그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었습니다. 

 

학생회관과 문과대 학우들이 사용하는 인문학관, 그리고 공과대 학우들이 사용하는 공학관, 신공학관은 나름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과대 학우들이 강의를 듣는 과학관의 상황은 달랐습니다. 과학관 정면에는 높은 계단만 있을 뿐 장애인을 배려하는 그 어떠한 것도 볼 수 없었습니다. 과학관 옆으로 있는 높은 언덕를 올라가야만 휠체어가 이용할 수 있는 경사로가 보였습니다. 경사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휠체어를 타고 높은 언덕을 올라가야만 합니다. 

 

하루 동안 건국대학교를 돌아다니며 장애인 이동권의 실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학교 내 모든 시설을 점검하지는 못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건물 내부 취재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건물 외부 취재 후 건국대학교가 장애인 학우들의 권리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도보에는 점자 블록이 놓여 있지 않았으며 설치된 점자 블록 마저 중간에 끊겨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점자 표지판이 없는 곳이 너무 많아 기사에 모두 싣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또한 건물마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장애인들의 실질적인 편의는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건국대학교는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고 있으며 그들의 안전도 등한시하고 있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장애인 권리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국대학교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