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역량'

지난해 9월, 52개 대학이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서 '탈락'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탈락한 수도권 4년제 대학들의 이름이 수식어처럼 제목에 언급되었다. 기사에서는 성공회대학교가 성신여자대학교, 인하대학교와 더불어 탈락의 여파가 큰 대학이라며 언급되었다. 같은 해 12월에는 '패자부활전'을 치른다는 제목에 (2021년 12월 29일 한국일보 보도) 성공회대가 언급되었다. 교육부가 탈락한 대학에게 재평가 기회를 주겠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부터였다. 함께 언급된 단어는 탈락, 구제, 구조조정이었다. 올해 6월에는 지난해 말 교육부가 예고한 패자부활전의 결과가 보도되었다. 성공회대는 지난해와 달리 언급되지 못했다. 교육부가 성공회대는 구제 대상이 아니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다루는 기사들에 생존 게임을 다루는 데에 쓰일 법한 단어들이 나열되었다. 이 기사에 언급된 대로라면, 일반재정지원대학에 선정되면 합격이며, 이렇게 합격한 이들은 패자부활전을 치르지 않는 승자다. 대학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을 설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말들이다. 그러나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를 다루는 기사들은 일제히 탈락과 구제라는 말을 쏟아내고, 이는 자연스레 대학 구성원들의 입말로 굳어진다. 탈락한 대학은 역량에서 낙제점을 받은 채 다음 평가를 기다려야 하고, 새로 선정된 대학은 역량을 인정받아 구제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의 역량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2022.09.26 18: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