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대관 불가 통보 받았던 한국퀴어영화제, 상영관 새로 확보해

  • 등록 2025.06.04 09: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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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더숲아트시네마에서 개최하기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진행
대관 불가 통보 건은 인권위 조사 진행 중

 

아트하우스 모모(이화여자대학교 ECC 내)로부터 대관 불가 통보를 받은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가 더숲아트시네마(서울특별시 노원구 노해로 480 지하)에서 개최된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개최를 위해 아트하우스 모모와 대관 계약 협의를 마치고 계약 서명을 앞두고 있었으나, 극장 측으로부터 대관 불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이화여대 측으로 다수의 민원이 접수됐고, 대학 본부 역시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 상영은 학교 내에서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극장에 전달했다는 것이 통보의 이유였다.

 

한국퀴어영화제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문제없이 개최된 이력이 있다. 그러나 올해 심화된 외부 혐오 여론과 조직적인 반대 서명운동으로 대관이 거부당한 상황이다.

 

조직위는 이 사안을 “단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자 표현의 자유 침해,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중대한 인권 침해로 판단”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출하고 긴급구제도 함께 신청했다. 현재 해당 건은 인권위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인권위 결정이 영화제 준비 일정에 맞춰 내려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조직위는 새로운 영화관 확보에 착수했다.

 

그 결과로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는 오는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더숲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한국퀴어영화제 신효진 집행위원장은 “더숲아트시네마는 영화제의 취지와 방향에 공감해줬고, 짧은 시간 안에 공간 조율과 실무 협의가 원활히 이뤄져 상영 장소로 확정할 수 있었다”며 재선정의 경위를 설명했다.

 

신 집행위원장은 “한국퀴어영화제는 지난 25년 동안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삶과 문화를 영화라는 언어로 공유해왔으며, 앞으로도 이 여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대관 불가라는 변수에도 불구하고, 한국퀴어영화제는 안전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에는 국내 및 해외 장·단편 영화 상영 섹션과 함께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 , 퀴어시네토크, 폐막식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될 예정이다.

 


원지현 기자(krchloe1234@naver.com)

원지현 기자 krchloe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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