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대상자 제도가 도입된 지도 어언 30년을 향한다. 2023년 기준 약 1만 명 가량의 특수교육대상자 수. 학력인정이 되는 특수학교 전공과를 포함한 장애학생 전체 고등교육 진학률은 60%를 채 넘지 못하고, 그중에서도 고등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및 전문대학 진학률은 약 2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즉,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휠체어와 흰지팡이'를 동반자로 삼아야 하는 이에게 캠퍼스 생활이란 소수에게만 해당하는 특권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정원'이 모자라서? 아니다. 지방대학의 경우 이른바 '장애인 전형'을 열어두고도 지원자가 없어서 미충원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2022년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년제 대학 109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선발되어 등록된 장애 학생은 827명에 그쳐 모집인원 대비 등록인원이 51%에 불과하였는데, 서울대와 같이 지원 인원이 모집인원을 넘어선 사례도 있지만, 지방대학의 경우 '실제로 지원자가 없어서' 합격시키지 못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벚꽃 피는 순 대로 대학이 무너진다'는 말을 그대로 가져와서, 이 문제를 단순히 '인서울 대학에 대한 선호'로 인한 쏠림 현상이 그대로 스몰 샘플에서 드러난 것으로만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이는 장애대학생의 교육권 현실에 기인한 구조적 문제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대구대학교 한국특수교육문제연구소의 '장애학생의 대학진학 준비경험 및 지원요구'에 따르면, 장애학생의 대학 선택 과정에서 장애 특성에 맞는 학습환경과 대학의 장애학생 지원 수준이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즉, 장애학생이 일부 서울권 대학이나 국립대학에 몰리는 현상 이면에는, 장애학생으로서 '학교를 제대로 다닐 수 있는지조차' 지방대학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뼈아픈 인식이 기반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장애청년들이 익숙한 지역사회 학업환경을 버리면서까지 서울 유학길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는 결국 지방대학의 역량 문제와도 직결된다. 안타깝게도 서울과 경쟁할만한 장애대학생 지원체계를 각 지방대학이 갖추도록 하는 것에는 당장의 현실적 문제가 있다. 단순히 물리적 시설개선과 같은 수준이 아니라, 지원대상인 장애학생 자체가 적은 상황에서, 각 대학이 장애학생 지원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부족한 재정 및 자원 위기 속에서 결심하기가 참 어려운 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즉, 닭이나 달걀이냐 하는 문제에 먼저 빠지게 되는데, 결국 관점을 대학 단위가 아니라, 지역 단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여기서 공유대학 모델을 생각해볼 수 있다. 공유대학이란, 여러 대학이 인적·물적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여 하나의 연합체처럼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협력형 고등교육 모델이다. 단일 대학의 한계를 넘어 학점 교류, 공동 전공·복수학위,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수업, 공동 연구 인프라 등을 통합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모델을 본따서, 지방 장애학생들의 교육 인프라를 하나의 공유대학 모델로 묶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고, 장애학생에게 경쟁력 있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장애학생 지원 역량이 부족한 각 지방대학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 학부교육의 필요성 및 연계교육 수요가 있는 특수학교 및 전공과를 묶어서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공유대학을 운영한다면, 장애학생의 지원 문제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이미 정부는 초광역 단위의 지원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교육지원센터를 출범하며 간접적으로 그 실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정책을 조합하여 종합적 대학혁신 및 평생교육 혁신 모델로서 본 대안이 필요한 이유를 고려해봄즉 하다. 지방 장애청년들이 지방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정착할 수 있는 기반으로서 지방 대학교육이 제 역할을 한다면, 단순히 인구유출 문제 해소를 넘어 포용적 교육환경 구축과 지역사회의 교육환경 경쟁력의 총체적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장애청년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이를 시작으로 지역사회의 포용성 인력 풀과 기업 ESG 경쟁력 발전도 유도할 수 있으리라고 감히 전망한다.
좋은 교육은, 가까울 때 가장 빛을 발한다. 장애청년들을 위한 좋은 지방교육의 대안이 마련되어야만, 장애청년이 평등하고 당당하게 교육받고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세상이 오리라고 전망한다. 그것이야말로 한국사회의 포용성에 기여하는 제일 빠르고 쉬운 길일 것이다.
황준환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정책연구소 연구위원(books@kaka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