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1월, 강원도 인제군 육군 제12보병사단(이하 12사단) 소속 일반전초(GOP) 부대에서 숨진 고(故) 김상현 이병(당시 20세)이 30일 국립서울현충원 충혼당에 안장됐다.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 3년간 장례도 치르지 못했던 김 이병의 영결식은 30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사단장(葬)으로 엄수됐다.
 
‘극단적 선택’ 발표 뒤 3년… 진상규명 끝에 순직 인정
김 이병은 2022년 9월 5일 육군 12사단에 입대해 같은 해 10월 27일 12사단 52보병여단 33소초 일반전초(GOP) 부대에 배치됐다. 그러나 한 달 뒤인 11월 28일, 초소 근무 중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군은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으나, 유족은 부검 결과와 현장 정황이 다르다며 가혹행위에 의한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가족이 부검을 요청한 결과, 왼팔의 멍 자국과 수평 방향의 총상 흔적이 확인됐다. 이후 군 수사 과정에서 부대 간부와 선임병들이 김 이병에게 암기식 보고를 강요하고, 실수 노트를 작성하게 하는 등 지속적인 압박과 모욕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가혹행위에 가담한 김 모(23)씨, 민 모(25)씨, 송 모(23)씨 등은 군 검찰에 송치돼 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6개월, 4개월,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군은 올해 2월 김 이병을 순직 처리하고, 유가족 뜻에 따라 군이 경각심을 갖고 군 인권 보호에 힘쓰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그가 숨진 초소 앞에 ‘존중·배려 기원비’를 세웠다.
 
여전히 매년 100명 안팎 군 內 사망… “우리 군이 이날을 잊지 않길”
유가족과 함께 진상규명을 외친 임태훈 군 인권센터소장은 이날 영결식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겠다는 약속에 앞서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지 가슴 아프게 되짚고, 또 되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우리 군이 이날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며 “여전히 매년 100명 안팎의 소중한 사람이 군대에서 진다. 부디 이곳 영결식장에 ‘반복하지 않겠다’는 말이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이병의 아버지는 지난 2022년 12월 외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통보를 받은 지 몇 시간 만에 장례 절차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며 “사고 경위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국가에서 아이를 데려갔으면, 데려간 그 상태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게 국가의 의무 아닙니까”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명명백백하게 사실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