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의 국제오버룩] 부패 공산 정부 무너뜨린 네팔 청년들의 거대한 ‘정치 실험’

  • 등록 2025.09.17 11: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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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네팔에서 소셜미디어 차단을 계기로 일어난 일명 ‘네팔 z세대 혁명’이 성공하며 네팔은 다시 안정을 되찾는 중이다. 네팔 공산당 정부는 작년부터 SNS를 통해 고위층 자녀들의 사치스러운 생활과 부정부패를 비난하는 것을 막고자 지난 5일 소셜미디어(유튜브, 인스타그램 등)를 차단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네팔의 청년층인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생을 이르는 말)를 중심으로 지난 8일부터 시위가 격화되기 시작했고, 이날 시위에서 경찰과의 충돌로 최소 19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하자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네팔 공산당 정부의 카드가 프라사드 올리 총리와 내각 핵심 인물 4명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9일 동반 사임했지만, 네팔 전국으로 번진 반부패를 외치는 시위를 막을 수 없었고, 내각은 붕괴했다. 분노한 시위대는 단순히 정권의 퇴진 뿐만 아니라 반부패를 주장하며, 네팔 내부의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에 네팔 정부는 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려 시도했고, 군이 독재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그러나 네팔 시민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12일 전국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정치사에 길이 남을 ‘디스코드 투표’를 통해 임시 총리로 부패척결에 앞장섰던 네팔 전 대법원장 수실라 카르키를 선출했다. 이에 람 찬드라 파우델 네팔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고, 의회를 해산해 다시 총선거를 하겠다고 선포했다. 네팔 군 역시 시위 진압보다는 치안 안정에 힘쓰며 SNS를 통해 “군은 영토 보전을 위해 전념하고 있으며, 법과 질서를 유지한다”고 밝히며 군 기지로 복귀해 시민들의 결정을 존중했다.

 

이번 혁명을 Z세대가 SNS를 통해 주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디스코드 투표는 네팔 전국이 혼란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내각이 무너진 자리에서 네팔 의회 역할을 대신 수행했다. 시민단체 하미 네팔이 개설한 이 서버는 14만 명이 넘는 네팔의 시민들로 구성된 곳으로 이곳에서 시민들은 향후 네팔의 운영 방안과 정치 토론,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네팔 시민들은 SNS 플랫폼을 이용해 네팔 정국을 안정시키고,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네팔 혁명은 극심한 검열과 표현의 자유 억압이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가져다줬다. 더해 친중 정책을 추구하던 올리 내각이 붕괴한 만큼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예측 역시 가능하다. 과연 네팔 Z세대가 보여준 민주주의 혁명이 앞으로 네팔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우진 편집국장


편집인: 김단비 부편집국장 (국어국문 21)
 

조우진 기자 nicecwj112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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