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모님을 믿지 않아요”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 대학생의 솔직한 이야기

  • 등록 2025.08.28 10: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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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는 성모 마리아를 믿는다는 오해가 많아… 타 그리스도교와 마찬가지로 하느님을 믿는 종교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더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램

 

대학생의 종교 참여 비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2022년 11월 학원복음화협의회에서 발표한 <2022년 대학생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중 종교인의 비율은 개신교, 불교, 천주교를 합쳐 평균 8.6%로 나타났다.


각 종교에 따른 비율은 개신교 14.5%, 불교 6.6%, 천주교 4.9%로 나타났다. 무종교인은 2017년 67.7%에서 2022년 73.7%로, 대학생의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종교를 아예 포기하고 싶다”는 대학생은 2017년 7.8%에서 2022년 13.7%로 약 6%로 증가했다. 이는 대학생 사이에 종교에 관한 부정적 이미지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구교형 목사는 “젊은 세대들이 떠나간다는 것이 종교인이 되기 싫은 것이지 신앙과 영성을 버린 것은 아니”라며 “종교인들이 젊은 세대들이 나누고 싶어 하는 주제와 그들이 생각하는 신앙과 종교를 찾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종교가 사라지지 않으려면 소통과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며 “비슷한 사람끼리 대화하고 신앙하는 종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의 종교 참여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신앙을 지켜 나가고 있는 대학생이 우리 사회에 분포돼 있다. 이들의 신앙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이 추구하는 종교의 미래 지향성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코너의 네 번째 종교는 ‘가톨릭’이다. 가톨릭을 믿는 대학생의 이야기를 듣고자 대전대학교 상담학과에 재학중이자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대전대 천주교 동아리 ‘우니따스’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주교를 어떤 계기로 믿게 되었나요?


저는 학창 시절 6년간 미션스쿨에 다녔습니다. 학교에서 예배드리거나 친구들을 따라 교회를 다녀 보기도 했지만, 신앙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입시 준비로 힘든 시기 ‘인간이 마음으로 앞길을 계획하여도 그의 발걸음을 이끄시는 분은 주님이시다.’라는 잠언 16장 9절의 말씀을 마음에 품으며 신이 계신다면 제 발걸음을 이끌어 주시리라 막연히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게 품었던 말씀은 성인이 된 저를 성당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평소라면 그 이끄심에 응답하지 않았겠지만, 성인이 되어 시작한 타지 생활이 힘들었던 저는 그때 그 이끄심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학교 주변 성당을 다니게 되었고, 하느님의 또 다른 이끄심에 이끌려 대학교 가톨릭 동아리도 활동하게 되면서 천주교를 믿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의 피정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저는 피정을 통해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하느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그런 시간을 통해 자신의 신앙이 더욱 성숙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학생들은 학업, 아르바이트 등 다양한 활동들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신앙을 놓치거나 잊고 살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피정을 통해 바쁜 일상의 짐들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하느님께만 집중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휴식도 취하고 다시 한번 내가 하는 신앙이 무엇인지에 관한 생각도 깊이 해볼 수 있는 시간을, 피정을 통해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정에서 보낸 시간으로, 다시 일상으로 회복했을 때 일상을 무난히 보낼 힘과 항상 나의 삶에 하느님이 함께 계신다는 생각이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천주교를 믿는다고 지인에게 밝혔을 때 겪었던 오해나 편견이 있었나요?


제가 주변 분들에게 천주교 신자라고 밝히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거기 성모 마리아를 믿는 곳이지?’라는 말입니다. 이처럼 많은 분들이 천주교가 성모 마리아를 숭배한다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천주교는 오직 삼위일체인 하느님(성부, 성자, 성령)만을 믿는 신앙공동체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협력하여 예수님을 낳으시고 기르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면서 참 인간이셨기에, 성모님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으로 불리시지만 이는 성모님 자체가 하느님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저희가 성모님께 드리는 것은 공경이며, 성모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은 성모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간청해 주시기를 청하는 의미입니다. 마치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존경하는 어른께 조언이나 도움을 구하고 우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이것이 우리가 직접 하느님께 기도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느님께 직접 기도를 올리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신앙 행위이며, 성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기 위한 신앙의 한 부분입니다.


대학생으로서 천주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학교 가톨릭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잠시 신앙생활을 중단했다가 대학교에 와서 다시 신앙의 길을 찾으려는 이들과, 가톨릭이라는 종교 자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입니다. 이런 대학생들과 또 항상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는 대학생 모두를 위해 저는 천주교의 핵심 교리들을 어렵지 않게 배우고, 성경 말씀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며 묵상할 수 있는 모임들이 더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신앙에 대한 흥미도 유발하고 깊이도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바쁜 대학생들을 위해 피정과 같은 다양한 영성 프로그램들을 통해 하느님과 깊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통해 바쁜 일상에서도 하느님 안에서 평안을 찾고 신앙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예수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저에게 예수님은 ‘부모님’ 같은 존재입니다.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경험하는 조건부의 사랑과는 달리, 저의 허물과 부족하지만 언제나 변함없이 저를 받아 주시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시는 따뜻한 마음에 저는 늘 안식을 얻고 있습니다.
또 제가 갈림길에 서서 망설일 때면 따뜻한 손길로 바른길을 알려주시며 그분께서 가리키시는 그 길은 언제나 평화와 진리로 가득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 같은 마음으로 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저도 이웃에게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종교를 믿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천주교는 이런 종교야!’라고 설명한다면?


저는 천주교를 한 단어로 설명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사랑’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외아들 예수님을 통해 무한한 사랑을 저희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이 사랑은 어떠한 조건이나 자격에 대한 대가가 아닌, 부족한 인간에게 보여주시는 사랑입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는 것은 바로 그 사랑 안에 평화와 안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주신 것처럼 우리는 타인에게 감정적인 호의를 넘어, 타인을 존중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주며 그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랑을 해야 합니다.


이처럼 천주교는 사랑을 통해 우리를 더 큰 존재와 연결하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며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길을 제시하는 종교입니다.


현재 침체기인 종교가 어떻게 변해야 젊은 세대의 종교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젊은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성장한 세대입니다. 이들은 여가 시간 역시 소셜 미디어와 동영상 플랫폼을 보면서 보내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교리를 설명하는 영상이나 신부님, 청년 활동가들의 진솔한 신앙 이야기 등 다양한 신앙 콘텐츠들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달하면 효과적일 것입니다. 또한, 비대면 상황에서도 신앙 공동체를 경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온라인 기도 모임이나 성경 공부 등을 운영하여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교리 교육 방식인 주입식 교육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과 신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삶의 다양한 문제 속에서 신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아 나간다면 젊은 세대의 종교 참여를 더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김단비 부편집국장 (국어국문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김동현 기자 mvp24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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