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의 에큐메니칼]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 등록 2025.11.28 13:40:46
크게보기

종교를 이용한 언론의 잘못된 정보 전달은 멈춰야…유사종교의 입장을 대변하지 말아야

‘펜은 칼보다 강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의 한 대학교 표어로도 쓰이는 이 말은 문학과 언론의 영향력을 표현할 때 쓰기도 합니다. 그만큼 언론의 영향력은 사회에 크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언론은 때론 펜보다 칼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유튜브 등 뉴미디어의 발전과 더불어 이념과 사회의 양극화된 분화가 가속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끝없이 양산하고, 또 잘못된 정보를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자신의 지식으로 받아들여 확증편향에 빠집니다. 그리고 이는 갈등과 혼란을 일으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기도 합니다.

 

종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과거부터 종교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장 조선시대 조정은 정치적인 이유로 ‘숭유억불’ 정책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서양에서는 종교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고자 한 중세 시대 부패한 가톨릭의 사례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동의 피해자는 결국 기득권이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2025년 현재, 종교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자 하는 행위는 여전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이 불건전 행위에 일부 언론들 역시 동참하고 있습니다.


예시로 최근 한 기성 언론에서 자신이 남미 동방정교회의 대주교라고 주장하며 인터뷰한 일이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등장하는 사람은 에콰도르에 6.000개의 정교회 성당을 관할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서 그 인물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대변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습니다. 그 언론은 남미에서 자칭 영향력 있는(?) 인물의 발언을 검증 없이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한 결과 그런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주교청 소속 멕시코 대교구(남미 전체 정교회를 관할하는 교구. 남미는 선교 지역이기에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 총대주교청이 관할한다)에 확인한 결과 해당 대주교는 남미에서 실제로 활동하지 않는 대주교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더불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주장한 “에콰도르에는 6.000개의 정교회 성당이 있다”라는 발언 역시 허구의 주장임이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한 언론에서는 한국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한 유사 종교의 센터를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보도에는 그들의 믿음과 선교가 정당하다는 인터뷰 내용이 담겼습니다. 특히 자신들의 행사에 개신교의 여러 목사님이 참여했다며 참여한 목사님을 인터뷰해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해당 인터뷰자의 사실 여부는 확인된 바 없습니다.


언론이 유사 종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허구의 인물까지 동원해 보도하는 것은 펜이 아닌 칼을 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언론의 본질적 목적을 외면하고 사실을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을 무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종교가 언론을, 언론이 종교를 이용하는 것을 멈춰야 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기본적으로 교리와 가치를 전달하는 종교의 가치를 왜곡시킵니다. 또 언론이 잘못된 정보 전달을 함으로써 비판 기능을 상실시키고 확증편향을 강화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언론이 공정하고 독립적인 매체가 아닌 그저 유사종교들의 선교 방법 의 하나로 전락한다면, 언론의 신뢰는 시민사회에서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올바른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자신들의 의견을 강조하고 정당화시키려 노력하는 게 아닌, 종교의 유산, 올바른 교리 등을 믿으며 사회 속에서 비종교인과 종교인 간의 연대와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어려운 시기, 모두가 화합하는 종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대표 (신학 22)
 

김동현 기자 mvp2450@naver.com
<저작권자 ⓒ 대학알리 (http://www.univall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