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제13대 총장후보선거 제2차 공개토론회가 3일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주관으로 서울캠퍼스 사이버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대학 경영 및 거버넌스’를 주제로, 그룹 응답 세션과 그룹 토론 세션으로 진행됐다.
토론회는 세션 진행을 위한 조 추첨 후, 각 후보자들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모두발언에서 후보자들이 제시한 핵심 가치는 ‘성장’과 ‘AI’에 있었다. 후보자 모두발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호 1번 장지호 후보는 2016년과 2017년 이후 외대의 대학 평가 순위가 하락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어 본인이 기조처장으로서 QS 대학 평가 책임자, 중앙일보 평가 담당자와 소통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입결과 평가 순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기호 2번 윤성우 후보는 자신이 지난 21년도에 학교 최초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업스테이지와 맺은 MOU를 바탕으로 지역학과 다국어 테크를 융합한 외대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신(新)정부 AI 사업 생태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3번 최승필 후보는 현재 외대는 전통과 새로운 AI와 디지털 기술 결합을 통한 사회적 수요 부응과 대학의 미래 가치 창출이라는 엄중한 과제 앞에 놓여있다며, 외대만의 헤리티지와 AI·디지털 기술 결합을 통한 발전과 재정 건강성 회복을 강조했다.
기호 4번 이상환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많은 분을 만나며 우리 대학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부담감을 느끼신 분이 있다면 정중히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대가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글로벌 교육 공동체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안으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거버넌스 구축, 그리고 참여와 협력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기호 5번 임대근 후보는 핵심 공약을 밝히기에 앞서 최근 경주 APEC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학부 학생들의 편지를 언급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문화·창조 산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K-Culture를 기반으로 외대를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기호 6번 강기훈 후보는 AI 시대의 핵심은 데이터라며, 통계학자로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백년관 인허가, 생협 흑자 전환 등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온 경험을 언급하며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에 기반해 진단하고 실현하는 총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호 7번 박흥선 후보는 많은 공약 사이에서 외대가 처한 위험을 발견해야 한다며, 대학이 기업 경영 논리가 아닌 대학 경영의 논리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호 8번 유달승 후보는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제2 건학이 재단 개혁을 통한 자율과 개방, 민주적 운영을 토대로 한 도약이었다고 평하며, 외대의 제3 건학 정신은 글로벌 교육 공동체로서의 외대 정체성 재창립에 있음을 강조했다.
기호 9번 박흥수 후보는 서울캠퍼스를 글로벌 인문사회과학의 거점으로, 글로벌캠퍼스는 공학과 자연과학 그리고 문화를 융합한 실용형 융합 교육 중심지로, 송도캠퍼스는 바이오·기후·환경 기반 산학 연계형 교육 연구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며, 각 캠퍼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형 대학 경영 모델 완성을 약속했다.
그룹 응답 섹션 : 당신의 대학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
그룹 응답 섹션은 A그룹(기호 7번 박흥선·기호 2번 윤성우·기호 5번 임대근), B그룹(기호8번 유달승·기호 9번 박흥수·기호 4번 이상환), C그룹(기호 6번 강기훈·기호 1번 장지호·기호 3번 최승필) 순서로, 대학 경영·거버넌스 질문에 대한 순차 답변으로 진행됐다.
먼저 A그룹(박흥선·윤성우·임대근)에서는 대학 경영 관련 질문으로는 “송도 캠퍼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운영 및 발전 계획”, 거버넌스 관련 질문으로는 “법인이 학교에 부담해야 할 재정적 책무와 관련한 철학과 재정 책무 강화를 위한 계획”이 제시됐다. 각 후보자의 답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Q1. “송도캠퍼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독자적인 캠퍼스로서의 운영을 위해 후보자님이 생각하시는 송도캠퍼스 발전 계획은 무엇입니까? 구체적으로 적정 정원 규모, 필요 투자 규모 및 재정 확보 계획, 효율적인 운영 구조 그리고 각 캠퍼스 간 차별화 이슈 등 구체적인 구상은 무엇입니까?”
기호 7번 박흥선 후보는 송도캠퍼스에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송도캠퍼스에 외국인을 위한 K-Culture, 내국인을 대상으로 바이오 비즈니스 교육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한편, 외대만의 외국 문화·외국어 중심의 인재상을 유지하면서 분리된 캠퍼스로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호 2번 윤성우 후보는 송도캠퍼스 약학대학을 설립하겠다며, 송도 지역 국회의원 역시 약학대학 설립을 희망하고 있어 관학·사학 협력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도 총 400명이 거주 가능한 기숙사와 국제사회협력원급 시설을 조성해, 학생뿐만 아니라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내 직장인을 위한 직무 연수 공간으로도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호 5번 임대근 후보는 송도캠퍼스를 자족형 캠퍼스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선 2027년에 바이오&비즈니스학부와 자유전공학부를 100명 규모로 출범시키고, 2030년까지 2,800명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외국인과 내국인을 적절히 혼합한 새로운 학제를 구상하고, 송도캠퍼스에 외국인을 중심으로 하는 K-Culture 대학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국제전략대학원을 신설해 물류·항만·항공·방산·안보 등 송도 지역 산업과 연계된 학과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평생교육 제도 및 고교 재직자 전형 도입 계획 역시 제시했다.
Q2. “현재 우리 대학의 재정 구조는 높은 등록금 의존율에 반해, 법인전입금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러한 기형적인 재정 구조는 학교법인이 법정부담금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재정적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결과이며, 그 부담이 사실상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학생 복지와 장학금 확충 등 교육비 환원이 지체된 상황에서 올해 등록금까지 인상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에 학교 법인이 우리 대학에 부담해야 할 재정적 책무에 대한 후보자의 원칙과 현실적 목표, 법인의 재정 책무 강화를 위한 후보님의 계획을 설명해 주십시오.”
기호 7번 박흥선 후보는 법인이나 다수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총장만의 확고한 대학 경영 원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 경영은 이윤 추구가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며, 공공성 확보·투명한 경영·학생의 학습권과 선택권 보장·교수의 학문 자유 보장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또한 외대만의 정체성과 인재상이 확립된다면 재단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호 2번 윤성우 후보는 학교 재정은 법인과 학교 사이, 전체적인 거버넌스 아래에 종속된 요소라고 밝혔다. 융합인재대학·AI융합대학·반도체학부 설립은 법인 교육개선위원회의 아이디어와 학교 집행부의 실행력이 결합한 결과지만, 실제 법인의 재정적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육·연구 혁신과 관련해 법인과 협의하고, 집행부 내에서 이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어 학교의 하드웨어적 설계와 지원은 법인의 책무이고, 학제 개편과 운영은 학교 본부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기호 5번 임대근 후보는 법인전입금은 사립학교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법인의 재산 출연 의무만 규정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법인전입금에 관련된 세부 규정은 대학 운영에 관한 대통령령에 규정되어 있는데, 사립대학은 법인의 수익사업을 통해 발생한 이익 중 필요 경비를 제외한 수익의 80%를 학교에 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 학교 법인의 연간 수익은 대략 90억 원이며, 필요 경비를 제외하고 용인외고와 사이버외대 등에 나눠야 한다고 언급했다. 올해 학교법인은 대학에 30~50억 원가량 법인전입금을 지원했는데, 법인전입금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B그룹(유달승•박흥수•이상환)에서는 대학 경영 관련해서는 “송도캠퍼스의 성장을 위한 학교법인·본교·총장 간 역할 분담과 협력 체계 설정 계획”, 거버넌스 관련해서는 “학교법인·대학간 관계 정립 계획과 법인과의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이 질문으로 제시됐다.
Q1. “송도캠퍼스의 독립적이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듯 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 법인, 본교(서울/글로벌), 그리고 총장 간의 역할 분담과 협력 체계는 어떻게 설정하실 계획입니까?”
기호 8번 유달승 후보는 우선 캠퍼스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서울은 전통과 혁신, 글로벌은 상생과 도전, 송도는 정체성 확장과 창출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특히 송도 지역의 산업적 특성을 바탕으로 보건·의료 분야 중심의 융합 클러스터를 조성해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에서 외대의 정체성을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후보는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 총장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며, 송도캠퍼스 개발 또한 학교 본부와 총장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기호 9번 박흥수 후보는 서울·글로벌·송도 세 캠퍼스를 하나의 통합형 연계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서울은 글로벌 인문사회과학 허브로, 글로벌은 자연·공학 분야를 기반으로 한 문화·예술·실용 교육의 거점으로, 송도는 이미 배정된 학부 정원을 중심으로 유학생들에게 2년간의 한국어 교육을 제공하고 전공에 따라 서울·글로벌로 각각 배치하는 구상을 내놨다. 또한 버클리 음대 실용음악캠프 운영을 통해 송도캠퍼스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기호 4번 이상환 후보는 자신의 교육부 대학평가 경험을 언급하며, 당장 정원 상향 등의 문제를 다루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도 내 외국대학과의 트위닝·프랜차이즈 프로그램 구축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계된 겐트대 사례와 함께, 외국대학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송도캠퍼스 관련 학과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청라 달튼스쿨 등 인근 국제학교와의 3+1 연계 프로그램을 추진해 단계적으로 정원 확대와 학과 신설로 이어지는 현실적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Q2. “우리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학교 법인과 대학의 관계 재정립이 필수적입니다. 지금까지 법인과 대학 간의 권한, 의사결정, 재정 집행 과정에서 여러 불투명성과 불신이 누적되어 왔습니다. 학교 법인과 대학의 관계를 어떤 원칙에 따라 정립하실 계획인지, 총장으로서 법인과의 건강하고 생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기호 8번 유달승 후보는 재정을 관리하는 법적 주체인 법인과 대학은 협력해야 하지만 견제 기능도 같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현실 속에선 견제 기능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 대안으로 현재 7명인 학교 법인 이사 수 확대, 독립적인 감사위원회 신설, 대학평의원회 권한 강화 등을 제시했다.
기호 9번 박승수 후보는 최종 인사권과 재정권을 재단 이사회가 가지고 있는 만큼 재단과 협력 없이는 학교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강조하며, 재단 참여형 학교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학교와 재단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학교 재단의 연 수익이 약 100억원 내외인 만큼 여력이 많지는 않다는 의견을 밝히며, 학생·직원·교수 3자의 개방이사 추천 등을 통해 재정 운영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기호 4번 이상환 후보는 법인과 대학의 관계는 견제도 필요하지만 협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우리 학교는 재단 전입금이 많은 편이 아니고,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각종 재원 마련에 관한 내용을 말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거버넌스 부분에서는 총장도 한 명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대학위원회를 만들어 실질적인 결정기구의 역할을 부여하는 시스템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C그룹(강기훈•장지호•최승필)에서는 대학 경영 관련 질문으로는 “송도 캠퍼스에 부과된 세액에 대한 납부 책임과 캠퍼스별 발전 계획”, 거버넌스 관련 질문으로는 “대학 재정 운영에 관한 철학과 재정 확보 및 재정 건전성 방안”이 제시됐다.
Q1. “우리 대학은 송도 캠퍼스에 신규 부과된 세액 79.4억 원의 경우, 학교 법인의 재정 지원 확약 이후에 발생한 세금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법인은 납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후보자께서는 송도캠퍼스 종합부동산세(79.4억 원 포함) 납부를 위한 기채(起債) 상환이 어느 회계(교비 회계/법인 회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보시는지를 포함하여 송도캠퍼스 및 캠퍼스별 발전 계획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설명해 주십시오.”
기호 6번 강기훈 후보는 본질적으로 대학의 모든 자산과 동산 등에 관련해서 소유권은 법인에 있다는 걸로 알고 있다며, 법인과 학교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교비 회계는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교원의 연구 역량을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교비 회계를 통한 세금 납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호 1번 장지호 후보는 송도 관련 기채 문제는 이미 대학과 법인 간 합의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학 행정의 연속성을 위해 합의된 사항을 엄중히 준수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도캠퍼스는 대학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전략 기지임을 강조하며, 국제학생 대학으로의 운용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서울캠퍼스는 AI와 외국어·지역학을 망라하는 프로그램 운영, 글로벌 캠퍼스는 이공계 교수진 증원 및 시설 발전을 통한 실용 학문 특화 방안을 제시했다.
기호 3번 최승필 후보는 지난 2018년 기획조정처장 부임 당시 송도캠퍼스 관련 세금 고지서를 받았던 것과 관련해, 인천자유구역청장·연수구청장 측과 부딪힌 경험을 언급했다. 이어 송도캠퍼스 개발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적은 정원의 학생 운영을 통한 자족 캠퍼스화를, 중장기적으로는 이재명 정부의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맞춰 바이오 캠퍼스로의 특화를 말했다. 또한 송도캠퍼스의 기숙사 문제에 대해서는 송도캠퍼스와 인접한 재능대학의 기숙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Q2. "투명하고 효율적인 대학 재정 운영에 대한 후보님의 철학은 무엇이며, 지속 가능한 대학 재정 확보를 위한 재원 다각화 전략 및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구체적 실행 방안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기호 6번 강기훈 후보는 대학 재정 운영 원칙으로 투명성·효율성·지속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예산 편성 과정을 비공개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뒤이어 자신은 예산 편성의 기본 과정과 집행 결산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데이터에 기반해 공개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재정 건전성 확보에 대해서는 현재 우리 대학의 등록금 의존도가 63%라는 점을 언급하며, 외국인 의료 서비스 플랫폼 개발과 태양광 임대 사업자 소득 그리고 정부 지원 과제 수주 확대·발전 기금과 브랜디드 장학금을 통한 재원 확보를 약속했다.
기호 1번 장지호 후보는 재정 확충에는 만병통치약이 없다며, 훕스 커리어 포워드 인증 프로그램을 통한 3040 재교육 진출·기금 모집 전문 인력 배치를 통한 기부 시스템 선진화·사이버대학 총장 재직 당시 경험을 살린 법인 전입금 상향 조정·이사회 정원 증원을 통한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ESG 캠퍼스 구축 등을 통한 글로벌 캠퍼스 자산 가치 혁신 등 5믹스 전략을 제시했다.
기호 3번 최승필 후보는 자신의 경제·금융·재정 분야에서의 경력을 언급하며, 재정 운영의 투명성·지속 가능성·효율성과 더불어 효과성을 주요 가치로 제시했다. 특히 통번역센터가 재정 다각화를 위한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어 온라인 교육 모델 개발과 아마존과 협업을 통한 AI 교육 모델 개발 등을 통한 수익 다각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각 후보자들은 전반적으로 대학 경영에서는 ‘송도캠퍼스 발전 전략과 각 캠퍼스 정체성 확립’을, 거버넌스에서는 ‘법인-대학 본부 간 협력과 재정 다각화 전략’을 강조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현재 외대는 송도캠퍼스 개발·운영 주체를 둘러싼 역할 불명확성과 법인 재정 지원의 한계 등 고질적인 문제로 구성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이에 후보자들은 이에 대한 지속 가능한 재정구조 개편과 법인-대학 본부 간 협력 체계 확립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그에 대한 저마다의 혁신 및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룹 토론 섹션 : ‘무엇을’은 있었지만 ‘어떻게’는 없었다
두 번째 세션인 그룹 토론 세션은 각 후보자가 자신과 다른 두 그룹에 속해 있는 후보자를 각 한 명씩 지목하여 질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 세션에서 나왔던 총 18개의 질문 중 13개는 ‘재정 및 수익 모델’ 관련 내용이었고, 3개는 ‘송도 캠퍼스’ 관련 내용, 2개는 ‘학내 부처 간 협업’과 ‘학내 3주체 간 갈등’에 대한 내용이었다. 학내 공동체에 대한 2개의 질의를 기호 1번 장지호 후보가 진행한 것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질문이 ‘대학 재정 문제’와 ‘송도 캠퍼스 이슈’를 향해 있었다.
‘재정 및 수익 모델’에 관련한 질문을 받은 후보들은 저마다의 재원 확보 및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을 내놓았다. 기호 1번 장지호 후보는 사업 계획 세부 제시로 법인을 설득해 법인 전입금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기호 2번 윤성우 후보는 외국인 단과 대학 설립 및 한국어문화원의 외국 파견 교육 프로그램을, 기호 3번 최승필 후보는 통번역센터의 글로벌 통번역 미디어 그룹으로의 전환을, 기호 4번 이상환 후보는 정부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한 재원 확보를, 기호 5번 임대근 후보는 한국어 교육 플랫폼·리포트 플랫폼 등 플랫폼 사업을, 기호 6번 강기훈 후보는 외국인 대상 의료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기호 8번 유달승 후보는 글로벌 캠퍼스 헬스힐링센터 건립을, 기호 9번 박흥수 후보는 재단 참여형 학교 발전위원회를 통한 투자 유치를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 ‘어떻게’가 빠진 ‘속 빈 강정’들이었다. 특히 이러한 양상은 송도캠퍼스 관련 논의에서 도드라졌다.
기호 6번 강기훈 후보가 기호 7번 박흥선 후보에게 송도캠퍼스 인근 바이오산업 단지 협력 관계 구축 방안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기호 7번 박흥선 후보는 “송도캠퍼스 저도 잘 모릅니다. 아직 문서 하나 제대로 본 거 없어요. 하지만 그쪽으로 가는 건 알고 있지 않습니까?”라며 “이것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느 회사와 무슨 MOU를 맺었다든지 누구랑 또 협업을 이루었다든지 그런 거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이루어져야 하겠죠”라며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오늘 토론회는 충분한 정보 교류의 장이 되지 못했다. 제13대 총장후보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입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합리적 판단을 위해 명확한 비전과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변화 앞에 선 외대에 필요한 것은 포장만 예쁜 ‘듣기 좋은 말’이 아닌 현실을 바로 진단하는 ‘뾰족한 말’이다.
한편 한국외국어대학교 제13대 총장 후보 선거 3차 공개토론회는 11월 10일 18시 글로벌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3일 진행된 2차 토론회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 홈페이지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유튜브 채널 영상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제13대 총장후보선거 제2차 공개토론회 영상 링크
강승주 기자 math.sang.ju@gmail.com
김민기 기자 alsrlsky@naver.com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조경식 기자 jort0411ky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