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전체학생총회를 위해 범정관 앞으로 행진하는 모습. (사진 = 형재영) 수업이 끝나면 범정관 앞 분수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버스 몇 대가 사람으로 가득 찬 정류장을 통과하면 그 빈 공간에는 오롯이 두 개의 동상만이 차가운 바람을 견디며 우두커니 서 있다. 5년 전 나의 첫 전체학생총회는 이곳에서 열렸다. “중요한 안건이 있을 때 비로소 열 것이다.” 전체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은 까닭을 묻자 총학생회장은 위와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뭔가 중대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고개를 갸우뚱했다. 전체학생총회가 열릴 정도로 중요한 안건은 무엇인가? ‘성추행과 폭언을 일삼은 교수들이 복귀하는 것’도, ‘24시 이후 혜당관을 폐쇄하는 것’도, ‘총장직선제’도, ‘대학 구조조정’도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도대체 중요한 안건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전체학생총회는 단순히 학교본부와 협상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의결기구가 아니다. 학우들과 한 공간에서 발을 맞대고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며 학우들이 학내 문제의 주체로 설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총장간담회를 통해 협의한다는 이유
▲ 2016년 전체학생총회가 진행중인 모습. (사진=차종관) [오피니언] 전체학생총회는 왜 열리지 않았을까?학교가 낯설다. OT는 교내에서 점잖이 치렀다. 이제 혜당관의 밤엔 달빛만 출입할 수 있으며 축제엔 부푼 가슴을 적셔줄 약주가 없다. 심지어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던 교수들이 복귀했다. 모두 지난학기에 일어난 문제들이다. 그리고 학생회도 낯설다. 이 문제들을 두고도 전체학생총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는 우리학교 학생회의 가장 큰 기구다. 학우들이 모여 학내의 중대한 사안을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거나 안건을 결정하는 자리다. 총회에서 의결된 안건은 학우들의 공식입장으로서, 학교 본부와 대화할 정당성을 확보한다. 그렇다면 총회는 열려야 하지 않았을까? 취재진은 총회가 열리지 않은 까닭을 총학생회장에게 물었다. 그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관행을 깨고자 한다. 그 동안 총회는 3월마다 열리는 연례행사였다. 올라오는 안건들은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보다 행사를 장식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총회의 성격은 퇴색되었다. 실제로 3~4년간 총회가 성사되지 않은 점과 학교와 타협이 불가했던 점이 결과를 방증한다. 따라서 시기는 중요
지난 20일과 21일 양 일에 걸쳐학교 측은 외대 구성원들에게 김인철 총장 명의의 메일을 보냈습니다.메일에는 최근 잇달은 교내 미투 사건들에 대한 학교 측의 대책이 쓰여있습니다. 주된 내용을 요약하면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과 피해자에 대한 학교 차원의 보호 강화, 그리고 선정적인 보도 자제 요청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면 몇 가지 의아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먼저, 학교 측은 최근 제기된 모든 문제에 대해 신속 공정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필요한 추후조치를 일관성 있게 취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앞선 두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과정에 의문이 듭니다. 한국일보의 18일자 기사를 참고하면, 학교 측은 고 이모 교수 미투 의혹과 관련해 15일 별도의 조사팀을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어서 16일 고 이 모 교수와 면담을 진행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17일 이 모 교수가 사망하자 학교 측은 "우리대학은 최근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 관련 조사를 중단한다"고밝혔습니다. 복수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해당 사건을 자살로 보고, 검찰과 수사종결로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학생들은 검경의 수사종결과는 별개로
새내기새로배움터 장기자랑 바람직하게 운영되고 있는가. 외대알리 이호준기자(allibungbung@gmail.com) 새내기 새로 배움터는 대학에 처음 들어온 우리의 어색함을 풀어준다. 도란도란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대학생의 자유를 만끽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순간순간이 즐겁고 설렌다. 장기자랑 시간 전 까지는 그렇다. 장기자랑은 고된입시 터널을지나 새로 만난사람들에게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무대이다. 자신의 끼를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즐거움 속에 지나쳐버린 부조리도있다.바로 강요된 장기자랑이다. 장기자랑 연습에 앞서 참석 의사를 묻는 선배는 없었다. 새내기 모두가 해야 했다. 곧이어 선배들 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빠지면 ‘아싸’가 될 것 같은 그런 분위기 말이다. 잠시 쉴 틈도 없이 ‘검사’가 다가온다. 우리는 서로 다른방으로흩어져 선배의 검사를 받는다. 압박, 부담감, 의무감이 곧 우리를 둘러싼다. 처음의 설렘은 어디 갔는지 어느 순간 선배들이 시키는 대로 춤추고 노래하는 꼭두각시 인형이 돼 있었다. 싫으면 싫다고 좋으면 좋다고 말할 새도 없었다. 우리는 어느새 다음 군무로 넘어가고 있었다. 마침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