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에 진짜 꿀벌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제가 꿀벌이 등장한다고 말하면 꿀벌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보이지 않는 꿀벌입니다. 그럼 공연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꿀벌이 등장한다.” 여기, 꿀벌을 연기하려는 한 명의 인간 배우가 있다. 이 인간 배우는 서울시민이자 누군가의 딸이며, 불혹의 비혼 여성이다. 이제 곧 꿀벌을 연기해야 하는 인간 배우의 사방에는 트램펄린과 플레잉 요가를 위한 해먹, 공중에 달린 마이크, 꿀벌 무늬를 연상시키는 프릴치마와 날개옷 같은 것들이 비치돼 있다. 배우는 어떻게 하면 인간인 내가 인간이 아닌 꿀벌을 연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중력을 거스르는 연습을 하기 위해 트램펄린 위를 방방 뛰며 마이크에 대고 대사를 외치기도 하고, 해먹에 매달려 꿀벌 자세를 취해보기도 한다. 벽에 걸려있는 와이어를 몸에 연결해 극장 천장까지 붕 뜨며 ‘비(Bee)-’ 하고 울기도 한다. 인간인 이 배우는 왜 굳이 비인간인 꿀벌을 연기하려고 하는 것일까.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배우의 질문과 사유를 그린 실험극, ‘B BE BEE(비비비)’가 배우 성수연과 함께 서울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8월 9일부터 19일까지 공연된다. ‘인간 중심적
[알리고리즘:기후] 1편 벗, 꽃_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회대알리가 우리 일상의 경험을 다양한 시선에 연결하는 '알리고리즘(알리+알고리즘)'을 시작합니다! 첫 기획은 [알리고리즘:기후]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폭우로 인한 기후재난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일상이 된 기후위기 속 청년들은 어떤 경험들을 전해줄까요? 여러분들은 마지막으로 언제 벌을 보셨나요? 벚꽃은 예전보다 이르게 맞이하지는 않으셨나요? [알리고리즘: 기후] 1편, '벗, 꽃_우리가 모르는 사이에'에서는 성공회대학교에 재학 중인 5명의 청년들의 시선을 따라 '일상의 기후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인터뷰는 5월 중순 진행되었습니다. 출연: 김소희, 안해인, 이가현, 오현주, 최민혁 기획: 임현장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 취재: 임현장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 촬영: 임현장 기자, 정인욱 기자, 황바우 기자 디자인: 장채영 디자이너, 정인욱 기자 내레이션: 황바우 기자 편집: 황바우 기자
대구대신문 김규민 편집국장은 최근 기사를 잃었다. 대구대학교(이하 대구대)가 발행을 승인하지 않아서다. 총장과 면담까지 했지만 소용없었다. 노트북에 잠든 기사가 하나 더 늘었다. 한 달가량 진행된 칼럼 발행 논쟁은 대학알리에 게재됐다. 그러나 김 편집국장은 단순히 겪은 일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학교와 대학 언론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돼야 하는가. 그는 일련의 경험을 근본적인 물음까지 묵직하게 밀고 갔다. 그와 대구대 칼럼 발행 거부 논쟁을 보다 깊게 들여다봤다. 취재 활동 중 어떤 일을 겪었나 학내 논란이 있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취재처를 찾았다. 공교롭게 대구대신문의 행정과 재정 지원을 담당하는 부서였다. 인터뷰를 하는데 교직원 A씨가 반말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말이 기분 나빴다”며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봐”라고 말했다. 그래서 재차 학내 논란이 사실인지 물었다. 그러자 A씨는 불쾌해하면서 “너랑 나랑 무슨 관계가 있었나”라고 했다. 나는 이런 식으로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내가 “잘잘못을 따지기 위한 것도 아니고 단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러 온 게 아니냐”고 설명하니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 사실관계 확인이라는 말을
[편집자주] 해당 기고문은 필자의 요청에 따라 가명으로 게재됩니다. 모든 부서의 모든 문 카톡으로 보고 내용을 전송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바이스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해 소상히 물어봤다. 더불어 보고 형식을 어떻게 하면 더욱 구체적으로 쓸 수 있는지 간단하게 조언을 해 주기도 했다. 그의 말에는 사적인 감정이 들어 있지 않았다. 분명 욕설이 날아올 것이라 각오하고 있었기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신입 기자가 첫 보고에서 무언가를 알아낼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은 듯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A 경찰서 로비에 앉아 멍하니 남은 시간을 보냈다. 과한 긴장에 지친 상태였다. 점심시간이 끝나자마자 바이스에게 전화해 위치 보고를 했다. “OO기 수습기자 OOO입니다. 현재 A 경찰서 로비입니다” “응, 그래. 경찰서에 열려있는 모든 문에 들어가 만나는 모든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와라.” 파출소나 지구대와 달리, 경찰서에는 수십 개의 부서가 있다. 개중에는 마약 수사팀, 교통 범죄수사팀 등 사회부 기자의 일과 밀접히 닿아 있는 곳도 있지만, 청문감사실, 경비계 등
지난 7월 1일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 그곳에서 수많은 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들이 부스를 열어 축제를 즐겼습니다. 올해로 네 번째 부스 단위로 참가하는 경희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AKHUA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과학기술대학교와 합동 부스를 열어 축제 참여자들을 맞이했습니다. 대학교를 비롯한 학교에서 퀴어를 말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여기, 우리는 똑같이 존재한다고 계속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AKHUA에서 국제캠퍼스 회장을 맡고 있는 엄기훈씨가 대학생 퀴어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기획: 반주희, 안재현 촬영: 반주희, 안재현 편집: 반주희
[편집자주] 해당 기고문은 필자의 요청에 따라 가명으로 게재됩니다. 당돌하게 쫓겨나기 “수습기자 OOO입니다. 경찰서 도착해 출근 보고드립니다” 인사는 짧았고 지시는 명료했다. 아홉 시까지 관할 경찰서 당직실을 돌아다니며 간밤에 있었던 특이동향을 알아내 보고하라는 것이었다. 시간에 쫓기지 말고 한 곳에서 이야기가 길어질 경우 충분히 시간을 쓰라고도 덧붙였다. 전화를 끊고 잠시 눈을 감고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직접 부딪혀 보는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우선 내가 있는 A 경찰서의 형사당직실로 향했다. 형사당직실은 이중 보안 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고, 민원인을 위한 빨간 호출 버튼이 문 오른쪽 아래편에 달려 있었다. 크게 한번 심호흡한 후 버튼을 누르자 사복을 입은 당직 형사가 문을 열고 나타났다. 밤을 새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그는 나를 민원인이라 생각했는지 애써 친절한 미소를 띤 채 어떤 일로 찾아왔냐고 물었다. “오늘 처음 온 OO 신문 기자입니다. 다름 아니라 간밤에 별다른 사건 없었는지…” “예? 아무 일 없고요. 나가세요” “제가 오늘 처음 왔는데... 팀원분들께 간단하게 인사만 드리고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탓인지 이날 세종대로 인근은 유독 쌀쌀했다. 빌딩 숲 사이로 시도 때도 없이 강풍이 몰아쳤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자신의 옷깃을 세웠다. 수 차례 강풍이 불어닥칠 때마다 인파 사이로 수십 개의 깃발이 나풀거렸다. 깃발에는 각기 다른 학교의 마크와 이름이 적혀있었다. 깃발 아래로는 다시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이들은 각자 다른 학교 소속이었지만 그들의 손에는 모두 같은 피켓이 쥐어져 있었다. 지난 3월 26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정부의 교육 정책을 규탄하는 ‘전국예비교사 분노의 집회’가 개최됐다. 전국의 교육대학, 사범대학에서 교사를 꿈꾸는 대학생 1,500여 명이 이날 서울의 도로 한복판으로 모였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 주관한 이번 집회에는 전국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교사노조연맹,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시민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도 자리에 함께했다. 이들이 분노한 이유는 정부의 교육 정책 때문이었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교원 감축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충격을 완화하고, 보다 전문성을 갖춘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제도화 추진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교육자유특구 신설을 골자로 정책을 추진 중에
[편집자주] 해당 기고문은 대구대학교가 발행을 거부한 대구대신문 김규민 편집국장의 칼럼입니다. 김 편집국장은 칼럼 발행을 위해 한 달가량 학보사 업무를 담당하는 교직원, 학생처장, 총장과 면담을 진행했지만, 지난 6일에 최종적으로 “발행이 어렵다”는 학교 측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대학알리는 대학생의 알 권리와 대학 언론 기자의 목소리를 보장하고자 김 편집국장의 칼럼을 본지에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관련 기사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본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순진 총장의 언론 소통 의지가 빛을 보려면 최근 불거진 각종 논란들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사전 연락 후 대학 직원을 찾아갔다.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의 진위 확인과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인터뷰 내내 기자에게 연신 ‘니’라고 지칭하며 하대하는 분위기는 지울 수 없었다. 해당 대학 직원은 기자에게 고압적인 반말을 쓰며 "나는 니가 처음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한다고 연락한 게 기분 나빴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니가 나랑 무슨 관계가 있었나?"라고 대답했다. 해당 직원은 "니가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면서 니가 아는 것
대구대학교(이하 대구대)가 학보사 편집국장이 작성한 칼럼 발행을 거부했다. 칼럼은 교직원이 편집국장과 인터뷰 중 보인 고압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학교가 불리한 내용이 담긴 칼럼 발행을 막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월 26일, 대구대신문 김규민 편집국장은 취재를 위해 학보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 소속된 교직원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중 A씨가 김 편집국장에게 보인 태도가 논란이 됐다. A씨는 김 편집국장을 ‘니’라고 지칭하며 반말을 사용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한 게 기분 나빴다”며 “니랑 나랑 무슨 관계가 있었나”라고 말했다. 그는 김 편집국장이 취재에 응할 것을 요청하자 “니가 아는 것을 말해봐”라고 했으며, “취재는 니가 하고 싶어서 일방적으로 온 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편집국장은 A씨의 고압적인 태도를 지적하고, 취재원과 학보사 기자 간의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칼럼을 작성했다. 그는 “학생을 하대하는 일부 교직원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학생을 대표하는 학보사 기자를 다그치는 잘못된 언론 문화를 고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8일 김 편집국장은 학교 측에 칼럼을 포함한 대구대신문의 기사
[편집자주] 학생운동 시리즈는 재도약네트워크의 기고문입니다.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alookso)'와 동시 연재합니다. 본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학을 비롯한 곳곳에서 ‘비임금 활동가'로 일하는 많은 이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밤낮, 주말할 것 없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사비를 써 가며 일을 하지만 이것이 서류로 증명할 수 있는 경력이 되긴 어렵다. 세상을 조금이나마 좋은 방향으로 바꿔 보고자 하는 일념으로 분투하지만, “와, (돈도 안 받고)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악의 없는 반응에 조금은 힘 빠져 본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나볼 인터뷰이, 차종관은 대학을 벗어나 언론인으로 일하기 시작한 ‘졸업활동가'다. 오랜 시간 수많은 번아웃을 겪고, ‘돈 안 되는 일'이라는 편견과 맞서 갈등했지만, 결국은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한 경험이 본인을 기자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종관으로부터 활동 경험이 어떻게 ‘먹고 사는 일'이 되었는지 들어본다. 인터뷰에는 재도약네트워크의 태린, 선재가 함께했다. 차종관은 어떤 사람? 대학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지고 언론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비영리독립언론 ‘대학알리'의 대표, 대학 언론의
[편집자주] 해당 기고문은 필자의 요청에 따라 가명으로 게재됩니다. 대면식, 그리고 질문 “네 음악 가사, 사내에서 말 많은 거 알아?” 질문은 조용한 분위기를 찢고 불쑥 튀어나왔다. 당황스러웠다. 모골이 송연하다는 표현은 이럴 때 써야 할 것 같다. 나는 언시 준비 전부터 취미로 음반 녹음과 발매를 해 왔지만, 면접은 물론 대면식 이전까지 그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다. 또 나는 예명으로 활동해 왔기에, 내 이름을 안다고 해도 내 음악을 찾을 수는 없어야만 했다. 그의 질문은 이미 우리들 신입 기자에 대한 기본적인 뒷조사가 모두 끝나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자세히는 못 쓰지만, 당연하게도 나만 뒷조사를 당한 것은 아니었다) 정보를 찾는 게 직업인 이들인 만큼, 신입의 과거를 캐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내가 발매한 노래 열 몇 개의 제목과 가사들이 머릿속에 나열됐다. 몇몇 곡의 다소(?) 거친 표현들이 문제였나, 아니면 생활고로 임상실험에 참여한 경험을 쓴 가사가 너무 자극적이었나. 혹은 퀴어를 주제로 했던 곡이 보수적인 이 회사의 논조와 맞지 않았던 것일까. 전부일 수도 있었고, 그중 무엇도 아닐 수 있었다. 남에게
[편집자주] 학생운동 시리즈는 재도약네트워크의 기고문입니다.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alookso)'와 동시 연재합니다. 본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학생운동 막차론. 말 그대로 ‘학생운동은 이제 막차를 탔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다. 17학번인 필자도, 10년대 초반 학번인 선배도, 20년대 초반 ‘코로나 학번'인 이들도 스스로가 ‘막차'라고 생각했지만… 이 버스, 이상하게도 막차의 노선이 제법 길다. 코로나가 휩쓸고 지나간 지금, 2023년에도 여전히 캠퍼스를 바꾸기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대는 약해지고 느슨해졌을지언정 끊기지는 않았다. 막차를 넘어 N버스, 아니 새로운 ‘첫 차’를 탄 대학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학생운동, 재도약할 수 있을까? 2022년 가을, 열 명 남짓의 대학 활동가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학생운동 재도약을 위한 모임(이하 재도약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모였다. 일상을 회복하고 활동을 재개하려는 활동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공동체였기 때문이다. 4차례 진행된 재도약모임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 위로하는 시간, 현재 학생운동이 당면한 문제를 정의하고 탐구하는
지난해 10월, 서울시 홍대걷고싶은거리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8개월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습니다. 질문 목록 1.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2. 정치 뉴스나 소식을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접하시나요? 3. 평소 어떤 사회 이슈에 관심이 있나요? 4. 알고 있는 공약이 몇 개인가요? 5. 가장 기대되는 공약은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6. 가장 비판하고 싶은 공약은 무엇이고, 이유는 무엇인가요? 7. 내가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기획: 최지호 촬영: 김민제, 이래희, 조수근, 차종관, 최지호 편집: 최지호
“퀴어퍼레이드는 심장 박동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존중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저희의 프라이드를 숨길 필요 없이 내세울 수 있으니까요.”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랐던 지난 1일, 서울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부스와 퍼레이드를 포함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됐으며,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사장에는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보행로와 간이시설이 마련됐으며, 수어 및 문자 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올해 퀴어퍼레이드 장소는 서울시가 5월 3일 서울시청 앞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을지로로 채택됐다. 주최 측은 지난달 7일 ‘2023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을지로 선정 이유에 관해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 경사가 없고 고립되지 않으며, 혐오 세력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수 있는 장소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였다. 주최 측은 “여러분의 퀴어한 삶이 다채롭게 활짝 피어나기를,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라는 뜻으로 해당 슬로건을 정했다고 알렸다. 이날 행사
전국 대학 첫 퀴어퍼레이드 주최 "개최 여부는 찬반이 아닌 여타 학생회 사업처럼 자율에 따른 선택" 6월 20일,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 주관 단위(이하 '주관 단위')가 나눔관 광장에서 제1회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이하 미니 퀴퍼)를 개최했다.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실천여성학회 <열음>, 실천환경학회 <공기 네트워크>, 사회융합자율학부 제6대 비상대책위원회 <새로>가 주관 단위로 참여했다. 이번 미니 퀴퍼는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 주최한 첫 퀴어퍼레이드다. 주관 단위는 제54주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기념하고,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서울광장을 쓸 수 없도록 결정한 서울특별시를 규탄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미니 퀴퍼가 열리기까지 <등대>는 5월 8일에 미니 퀴퍼 주관 단위 모집을 온라인으로 알렸다.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한지 3일만의 일이었다. 같은 달 11일에는 반대 세력이 “미니 퀴퍼 개최를 학우들과 논의하지 않았다”며 총투표 발의를 위한 연서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