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될 때
요즘처럼 ‘청년’이 약자로만, 객체로만 호명되던 때가 있었을까. 쉬었음 청년, 고립·은둔 청년, 어느덧 ‘청년’은 정책적 처방이 필요한 객체로 불리는 순간이 빈번해졌다.
본래 역사의 변곡점마다 청년은 변화의 선두이자 사회의 역동성을 추동하는 주축이었다. 우리나라의 위대함을 말할 때 늘 나오는 문구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나라”, 그 시작을 이끈 것도 청년이었다.
일제에 맞선 윤봉길 의사는 24세였고, 6·25 전쟁 때 적의 총칼에 맞선 홍재근 일병은 21세였다. 산업화의 현장에서 노동권을 외치던 전태일 열사는 22세였다. 뜨거운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는 박종철과 이한열이 있었다. 우리 현대사의 굵직한 페이지마다 ‘청년’의 열정과 희생이 스며들어 있다.
이제 청년이 다시 주체가 될 때다. AI 대전환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미래세대의 생존과 공정을 외치는 청년의 목소리가 다시금 사회를 흔들고 있다. 청년들의 구호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지금이, 청년이 주체로 일어설 기회다.
청년보좌역과 2030청년자문단
진정 주체로 서기 위해서는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구호를 정책으로 전환하고, 정책을 현장으로 전달해야 한다. 제도적 창구는 마련되어 있다.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에는 전문임기제 다급(6급 상당) 공무원으로 청년보좌역을 두게 되어 있다. 청년정책에 대해 청년 당사자의 의견이 정책에 직접 반영되게 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보좌역은 소속기관 청년정책과 관련하여 기관장을 보좌하고 각 부처 2030청년자문단의 단장을 맡아 자문단 운영을 책임진다.
이번 정부에서도 올해 초 채용 절차를 개시하여 대부분의 부처에서 이재명정부 1기 청년보좌역들이 근무 중이다. 보좌역 임명에 따라 2030청년자문단들도 새로운 동력을 얻어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교육부 2030청년자문단도 지난 5월 14일 전체회의 재개를 시작으로 정책제안 작업에 착수했고, 6월 17일에는 장관이 함께한 가운데 운영계획과 분과별 중점 정책제안 의제를 발표했다.
깊어지는 청년문제, 범부처 역량 집중해야
필자가 주목하는 건 소위 ‘청년문제’라고 불리는 것들의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 대전환과 경력직 수시채용 확대 등으로 기회의 총량이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이제 청년문제는 생존과 정서적 자립 자체를 위협하는 다층적인 양상으로 진화한 것을 넘어서 하나의 생애주기처럼 변모 중이다. 어렵게 학교를 졸업하고도 좁아진 취업문 앞에서 좌절한 청년들은 ‘구직단념청년’이 된다. 낙담이 장기화하면 구직 의사 자체를 상실한 채 ‘쉬었음 청년’이 된다. 그리고 끝내 사회와의 단절을 택하며 ‘고립·은둔청년’에 다다른다. 최근 청년 고독사 관련 우려가 증가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청년정책의 양적 증가와 질적 보완을 이어왔다. 그럼에도 청년문제는 깊어지고 있다. 이는 청년문제가 더 이상 개별 부처의 단편적인 지원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구조적 과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교육, 일자리, 주거, 복지, 정서적 안전망까지 아우르는 범부처 차원의 역량 집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현 정부에서 최초로 시행한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도 범부처 협력 필요성 체감의 산물 중 하나다.
청년문제 해결, 교육부에서부터
교육부도 청년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청년뉴딜에 포함된 ‘청년도약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비롯하여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체계, 舊 라이즈)’,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방안’ 등은 청년들의 진학-취업-정주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부의 핵심 정책들이다.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청년 대부분은 ‘학교’를 거쳐 사회로 나아간다. 그렇기에 청년문제 실타래를 푸는 결정적 역할을 할 부처 중 하나가 교육부다.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도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아 취업과 성장, 정주를 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금 교육부의 시대적 과제 중 하나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청년들이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추동하는 강력한 주체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필자도 임기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겠다.
진우성 교육부 장관실 청년보좌역 (jiwosu12@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