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 새학기를 맞아 서울 시내 주요 학원가에는 초등학교 임원 선거를 준비하는 학원들이 성행했다. 본질은 스피치 학원이지만 월 10~15만원이 넘어가는 가격과 함께 카메라 테스트, 맞춤형 공약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했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많은 학부모들이 자연스레 학원을 찾았다. 이에 외대알리는 강사, 학부모, 교사 등을 취재해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분석했다.

▲ 대치동에 반장선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키즈 스피치학원 (사진 = 키즈스피치 학원 제공)
대치동에 거주하며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의 반장선거가 자기 세대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고 전했다. A씨는 “많은 학부모들이 본인 아이의 반장 및 임원 활동은 중·고교 및 대학 입시에 필수적이며 이에 따라 반장선거 준비도 사교육에 의존하는 부정적인 흐름을 형성한다” 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학원의 효과 자체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A씨는 학원의 효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아이가 학원에 다녀온 뒤 확실히 발성이나 시선처리 등이 좋아졌다고 전하며 학원이 효과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굳이 선거 때문이 아니더라도 계속 학원에 아이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결국 A씨는 사교육 스피치 학원에서 제공하는 반장선거 준비 프로그램이 학생 자치에는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의 언어 습관, 시선 처리 등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부분에 도움이 된다고 전하며 양면적인 입장을 취했다.
소규모 스피치 학원을 운영하는 B씨는 초등학생들이 어떤 학교에 다니는지 먼저 파악하고 아이들의 특성을 분석해 수업을 운영한다고 전했다. B씨는 사립·공립에 따라 짜주는 공약도 다르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널리 사용되는 성격검사인 MBTI도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B씨는 MBTI에서 외향적인 E인 아이들과 내향적인 I인 아이들의 공약도 다르게 구성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예를 들어 E인 아이들에게는 유세 발표 중 밈(meme)이나 더 장난스러운 몸짓을 요구하도록 하고 I인 아이들한테는 공약에 초점을 걸어 속이 단단해보이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B씨는 1학기 반장선거가 아이들끼리 서로에 대한 친밀도나 정보가 적다고 했다. 이 때 학원의 역할이 커진다고 언급하며 이 시기가 아니면 공약,카메라 테스트 등의 효과가 1학기 첫 선거와는 비교적 적어진다고 말했다.
반장선거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로 B씨는 교육 중심지에 거주하는 학부모일수록 자녀들을 사립 중학교에 진학시키 싶어하며 임원경험은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B씨는 “면접을 보는 사립학교들이 단순히 아이들의 성적만 보는 추세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대학생들 면접을 볼 때 처럼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이뤄낸 스토리를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근무중인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이씨는 임원 선거가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다고 느꼈다. 정작 당선이 된 후 많은 역할이 부여되지는 않지만 학급·학교 대표로서 가지는 상징성이 존재하며 학부모회, 생기부와도 밀접하고 관련되어 영향을 끼친다고 전했다.
절차적으로나 결과적으로 가장 많은 민원을 받는 행사가 선거라고 언급하며 이로 인해 예전처럼 ‘햄버거 공약’같은 물질적 향응이나 대가를 약속하는 공약은 금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약과 학생 자치 분위기에 변화가 생기고 임원 선거에서 담담 교사가 미리 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했다.
스펙으로서의 임원 경험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에는 이씨는 수긍했다. 학교 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생기부에 수상 이력 등을 기재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이에 따라 임원 경력 한 줄이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흐름대로라면 임원 당선이 가지는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언급하며 학부모의 개입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고, 결국 ‘자치’라는 의미로 접근했을 때 학생들이 스스로 다스리고 책임을 지는 일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교육은 최대한 학생들 사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 대학생의 학생 자치는 학교 구성원 내부에서 신뢰와 공감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나이가 어린 초등학생이라도 같은 학생의 신분은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의존적인 사람으로 키우면 스스로 빛을 보는 방법을 깨우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박진태 기자(pjt3021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