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도 중간에 (돈을) 페이백 받으셔야 하니까요."
대학 내 행사 기획을 대행하는 업체 A사 대표가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학생회장에게 행사비 일부를 개인적으로 돌려주겠다며 건넨 말이다. 서승환 인문대 학생회장은 이 은밀한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이 같은 정황은 충남대 제57대 인문대학 학생회(이하 인문대 학생회)의 '새내기 배움터(이하 새터) 사업 특별감사' 과정에서 폭로됐다. 업체 측이 학생회장 개인에게 금전을 돌려주는 구조를 직접 제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생 참가비를 기반으로 삼은 대학가 '뒷돈 관행'의 그 민낯이 드러났다.
'뒷돈' 거래 거절하자 행사비 3,360만 원 → 2,239만 원 급감
충남대 중앙감사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새터 행사비 집행 내역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 차이가 발견됐다. 지난해 제56대 인문대 학생회는 해당 업체에 3,360만 원을 송금해 420명이 참가했으며, 1인당 소요 비용은 8만 원이었다. 반면 올해 인문대 학생회는 동일 업체와 계약했음에도 약 2,239만 원을 송금해 417명이 참가, 1인당 비용이 약 5만 3,698원으로 감소했다. 참가 인원은 단 3명 차이에 불과하지만, 전체 송금액은 1,120만 원 이상, 1인당 비용은 2만 6,302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중앙감사위는 이 같은 격차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라고 판단했다.
만약 리베이트 제안을 수락했다면, 이 1,100만 원 상당의 차액은 학생회장 개인의 주머니와 대행사의 수익으로 분배됐을 가능성이 크다. 업체 대표는 이어 "전혀 이제까지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행사비의 일정 비율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행위가 과거부터 반복된 관행이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셈이다. 해당 업체가 인문대 외에도 충남대 내 타 단과대 행사를 일부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유사한 제안이 다른 곳에서도 이뤄졌는지에 대한 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잡아도 처벌 못 하는' 무기력한 감사 구조
문제는 부패 정황이 드러나도 학생자치 기구 내에서 실질적인 징계나 후속 조치를 내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신인철 중앙감사특별위원장은 "대의원회 감사는 학생회 공식 계좌만 확인할 수 있을 뿐, 개인 계좌에 대한 조사 권한은 없다"며 학내 감사 구조의 한계를 지적했다.
현행 세칙 또한 감사 대상을 '현직 자치기구'로 한정하고 있어, 이미 임기가 종료된 전직 간부들에 대해서는 학내 징계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결국 이번 사안이 공론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스템이 아닌 현 학생회장의 개인적 양심 덕분이었다. 제도가 부정부패를 걸러낸 것이 아니라, 개인의 판단이 유일한 방어선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학생회 임기가 끝난 후에도 부당 이익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하고, 외부 업체 계약 과정을 투명하게 검증할 수 있는 상시 감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학알리는 해당 대행사 측에 수차례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손지성 대학알리 기자 (sonjiseong@univall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