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범인들은 항상 검은색 쫄쫄이를 입은 듯한 모습이다. 그 범인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아마 베일에 싸인 용의자를 표현해 내는 역할이 아닐까 싶다. 취재를 하다 보니, 그 검은 범인은 한림대 안에도 있었다. 아니, 사실 학교 전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베일이었다. 심지어 잘 벗겨지지도 않았다. 한림 알리는 어쩌다 베일에 싸인 검은 범인을 마주쳤을까? 한림 알리의 창간을 계획하고 나서, 우리는 기사를 쓰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 학생들의 알권리와 우리 개개인들의 알권리를 위해서 달렸다. 실제로 우리가 선정한 아이템들 역시 ‘학생들이 알아야’ 하거나, ‘학생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 가며 기획했다. 그런데 우리는 순수하게 한림대 학생으로서의 자격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어야 할 이 아이템들을 취재하기 위해 수많은 장애물들을 넘어야 했다. 때로는 인터뷰 시간 직전에 약속 장소에서 인터뷰를 거절당하기도 했고, 때로는 학교외부언론들처럼 취재요청서를 작성해야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끝끝내 이 사건들의 진상을 파악했을 때, 어마어마한 음모가 숨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학교는 학생들과 소통을 잘하고 있나요?” 이 질문에 흔쾌히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대학교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한림대학교는 과연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까?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소통은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고 이야기 한다. 즉 소통이라는 말 안에는 ‘서로’와 ‘오해가 없음’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취재를 위해 총학생회와 대학본부가 주최하는 ‘제2차 총학생회 등록금 간담회’에 갔다 왔다. 이날 간담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복수전공 의무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간담회는 학교 측의 설명회와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 질의응답 시간에는 많은 학생들의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었다. 그 중에는 교직원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실제로 교직원들이 답변 자체를 곤란해 한 질문들도 많았다. 그들의 대답은 과연 학생들에게 ‘복수전공 의무화’를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만들어 주었을까? 학교는 이 질문에 대해 흔쾌히 “그
2학기에 들어, 학교 커뮤니티인 한림대 ‘에브리타임’과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에 교내 학생생활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심리검사, 심리상담 관련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아....집단상담 가야되나요....”, “집단상담? 그거 안 가면 계속 연락이 올까요?”, “대학생활 잘하고 있는데, 오히려 그런 거(심리상담)하라고 부른 게 스트레스에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자면, 입학 시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심리검사를 바탕으로 교내상담센터 측의 상담요구 전화가 다량으로 온다는 것이다. 심지어 해당 심리검사는 어떠한 설명이나 동의 없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심리검사는 거의 반강제식으로 진행당한 걸로 기억한다”라고 밝혔다. 학생생활상담센터의 오충광 교수도 이에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동의는 개인이 아닌, 학과차원으로 한 번에 받고 있다”라며, “시간관계상 검사지에 대한 설명도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앞으로는 종이로라도 해당 검사에 대한 설명을 추가해보겠다”라고 전달했다. 그렇다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이 심리검
‘제2차 총학생회 등록금 간담회’를 진행 중인 기획처장 전자공학과 이선우 교수 지난 21일, 사회과학대학 강당에서 총학생회와 학교 측이 주관하는 ‘제2차 총학생회 등록금 간담회’(이하 간담회)가 있었다. 이 간담회의 주된 안건은 2018년에 시행되는 ‘복수전공 의무화 제도’에 관한 등록금 책정방식이었다. 복수전공 의무화가 이루어지면서 각 단과대학별 등록금 차이가 생겨나고, 납부액에 관한 ‘형평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학교 측의 설명에 따르면 인문, 사회과학 계열에 비해 자연대는 약1.2배, 공대는 약1.3배 정도 등록금이 비싼 편이다. 이는 교원 1인당 배정 학생 수가 전공 별로 차이가 있고, 각종 실험 및 실습 장비에 대한 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기존의 복수전공제도에서는 본인이 소속한 학과의 등록금 금액만큼을 지불해왔다. 그런데 만약, 2018년에 복수전공제도 의무화를 실시하게 되었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등록금을 책정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등록금을 지닌 공대, 자연대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된다. 때문에 학교 측은
4학년 사전수강신청 당일, 수강신청 페이지 접속 오류 화면. * 아래 상황은 실제 4학년 수강신청 대란 당시 상황을 피해학생, 교무팀 근로학생, 총학생회 회장단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1. 서버의 폭발, 내 2학기도 폭발? - 피해 학생 당시 나는 하계현장실습을 하던 4학년이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하는 날이었고, 9시 30분에는 회사 미팅이 있어 9시에 시작하는 수강신청을 빨리 끝내고 업무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9시가 되었다. 나는 재빨리 수강신청 링크를 눌렀다. 그런데 서버가 다운되어 들어가지지 않았다. 몇 번이고 링크를 클릭하다가 겨우 서버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로그인 오류가 떴다. 나는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한 줄 알고 계속 비밀번호 확인창만 클릭했다. 그런데 그 창을 아무리 클릭해도 변하는 건 없었다. 로그인 오류라는 경고창만 뜰 뿐이었다. 20분가량 컴퓨터와 씨름을 해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9시 30분으로 수강신청이 미루어졌다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지만, 회사 미팅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와 어쩔 수 없이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어떠한 강의도 신청하지 못했다. 허탈감만 가득했다. 뒤늦게 수강신청